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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 문명과 함께한 ‘수은 안녕!’
  • 이지현 기자
  • 2019-12-10 14: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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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규제 ‘미나마타협약’ 국내 발효

금속이지만 상온에서는 물처럼 액체로 존재하는 ‘수은’. 수은은 온도계와 혈압계, 형광등 등 생활 곳곳에 널리 사용되어왔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국내에서 수은을 사용한 제품을 만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환경부와 외교부는 ‘수은에 관한 미나마타 협약’ 국내 적용을 위한 절차를 최근 마쳐 내년 2월 말부터 국내에서 이 협약이 발효된다고 밝혔다. 미나마타 협약은 수은 첨가 제품에서 인간과 환경을 보호하고자 2013년 채택한 국제조약으로 신규 수은 채광(광물을 캠)을 금지하고 기존 수은광산에서의 채광은 15년 내 중단하도록 하고 있다. 수은이 첨가된 제품의 제작도 엄격히 규제된다.

오랜 시간 인간사와 함께해온 수은은 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을까.​


수은. 세계환경기구 홈페이지 캡처


반짝임 뒤에 숨은 ‘독’

상온에서 액체처럼 존재하는 은이라는 뜻으로 이름 붙은 수은은 독성이 강한 중금속이다. 수은과 대부분의 수은 화합물(화학적으로 합성한 물질)은 피부와 점막으로 흡수될 수 있고, 수은 증기는 호흡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온다. 수은은 몸에 흡수되는 속도에 비해 배출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일정량 이상 계속 섭취하면 인체에 쌓이게 되고 허용량을 넘으면 신경계 질환을 일으킨다.

수은으로 인해 발생한 대표적인 질병은 미나마타병이다. 1932년부터 일본의 한 비료공장에서는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생산하기 위해 수은 성분의 촉매(화학적으로 변하지 않고 다른 화학 반응의 속도에 영향을 주는 물질)를 사용했다. 여기서 사용하고 남은 메틸수은이 함유된 폐수(버리는 물)가 정화 처리를 충분히 거치지 않고 바다에 버려졌고 1950년대부터 이 메틸수은에 오염된 물고기를 지속해서 섭취한 인근 주민들에게 수은 중독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수은 중독은 주로 중추신경(뇌와 척수를 아울러 이르는 말)에 문제를 일으킨다. 수은에 중독되면 손발이 저려 걷는 것도 힘들게 되고, 심각한 경우에는 경련이나 정신착란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 당시 수은 중독 증상이 나타난 지 3개월 뒤 중증 환자의 절반이 목숨을 잃었다. 1970년대에는 중국의 송화강 유역에서, 1990년대에는 남미의 아마존강 유역에서 미나마타병이 발생한 바 있다.​




수은이 불로장생 약?

현대에는 그 독성이 밝혀져서 사용이 꺼려지지만 과거에는 수은이 영생(영원히 삶)을 위한 약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수은은 흔히 ‘진사’라는 붉은 광석에서 얻는다. 고대 중국에서는 이 진사로 만든 약을 불로장생(늙지 않고 오래 사는) 약으로 일컬었으며, 불사(죽지 않는)의 꿈을 가지고 있던 진시황제(기원전 259∼210년)는 이런 약을 먹어 수은 중독으로 인해 수명이 단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원히 살기 위해 했던 행동이 도리어 명을 재촉하는 결과를 낳은 것. 진시황릉에는 수은으로 강과 바다를 나타낸 중국 지도의 모형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수은과 여러 수은 화합물은 과거부터 백신 보존제, 상처 소독제, 이뇨제(소변량을 증가 시켜 몸속의 불필요한 수분을 없애는 약) 등으로 활발히 사용되어 왔지만 지금은 독성 때문에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사용된다. 온도계, 혈압계, 전지, 수은등과 일부 네온사인, 형광등 등이 수은이 활용되는 대표적인 물건이다. 수은은 온도가 올라갈수록 팽창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온도계에 활용되는 것. 온도계 속에 수은이 활용되기에 일기예보에서는 기온이 높아질 때 ‘수은주가 올랐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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