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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르노빌 그리고 후쿠시마… ‘두 도시 이야기’
  • 최유란 기자
  • 2019-08-25 13: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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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앙’

‘방사능 공포’가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이달 초 일본 정부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수 100만t(톤)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이를 계기로 후쿠시마를 중심으로 일본 현지는 방사능 위험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일며 내년 열리는 ‘도쿄올림픽’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

비슷한 시기, 러시아에서는 ‘제2의 체르노빌’ 우려가 나왔다. 러시아 군이 실험 중이던 미사일 엔진이 폭발하며 방사능 수치가 평소의 20배 가까이 치솟았기 때문. 그럼에도 ‘단순한 폭발사고’라며 방사능 위험을 은폐하려는 듯한 러시아 정부의 모습은 1986년 원전 폭발로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으나 이를 숨기려던 소련 정부에 의해 피해가 커진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연상케 했다. 여기에 지난 15일에는 북한의 우라늄 공장에서 나온 방사성 폐기물이 서해로 흘러들어올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인간을 비롯한 생물체가 방사능에 노출될 경우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다. 막대한 방사능 오염을 일으켰던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불리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때마침 체르노빌 사고를 적나라하게 다뤄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미국 드라마 ‘체르노빌’이 최근 국내에 공개되며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를 되짚어보며 방사능 사고가 되풀이 돼선 안 되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의 마을 풍경. 2011년 촬영됐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최악의 원전 사고, 체르노빌

1986년 4월 26일 옛 소련(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오전 1시경 이 지역에 있던 체르노빌 원전의 4호 원자로가 폭발하며 대량의 방사능이 누출됐다. 원전 측에서 갑작스러운 원자로 가동 중단에 대비한 실험을 진행하다 벌어진 사고였다. 수차례 폭발이 이어지며 노심(원자로의 중심부로 핵연료인 연료봉 다발)은 물론 원자로의 콘크리트 천장까지 파괴됐다. 여기에 연이어 발생한 화재로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대기로 퍼져 나갔다.

사고 직후 현장의 원전 직원들은 심각성을 모르고 현장에 남았고 지역의 소방관들도 화재 진압을 위해 원전 현장에 뛰어들어 모두 심각한 방사능 피해를 입었다. 소련 당국은 사고 이후 이틀이 지난 후에야 사고 사실을 알리고 주민 대피령을 내렸으나, 이때도 사고에 대해서 정확히 설명하지 않고 은폐하려는 모습을 보여 피해를 키웠다. 국제적인 항의가 일어나고 나서야 소련 정부는 사고 경위를 세계 언론에 밝혔고, 그해 말 콘크리트로 원자로 노심을 묻었다. 원전을 중심으로 반경 30㎞ 이내 마을은 거주 불능 지역 및 사용 불가능 지역으로 선포돼 폐허가 됐고 현재도 특별 관리되고 있다.

체르노빌 사고는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기준 최고치인 7등급 사고로 최초 기록됐다. 7등급은 대량의 방사성 물질 외부 유출로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고 광범위한 지역에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는 수준의 사고를 의미한다. 사고 당시 집계에 따르면 직접 사망자는 30여 명에 불과했으나 방사능 피해는 암 발병, 기형아 출산 등으로 서서히 나타난다는 점에서 조사기관에 따라 직·간접 피해자 수는 수천 명에서 수십만 명까지 이른다. 정확한 집계가 안 될 만큼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던 것. 2000년 체르노빌 원전은 영구 폐쇄됐다.​


지난해 2월 촬영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현재진행형’인 재앙, 후쿠시마

8년 전인 2011년 3월 11일에는 일본 후쿠시마에서 체르노빌과 같이 국제원자력사고등급 7등급에 해당하는 초대형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당시 일본 동북부를 관통한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과 그로 인한 지진해일(쓰나미)로 인해 발생했다. 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의 원자로 작동이 멈추며 1호기에서 수소폭발이 일어난 것. 이후 나머지 원자로의 폭발이 이어지며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기체가 외부로 다량 누출돼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미국, 유럽에서도 검출되기에 이르렀다.

대지진과 쓰나미가 함께 일어나 원전 사고로 인한 정확한 피해자 집계는 어렵지만 후쿠시마현에서는 원전 사고로 15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재해 직후 원전 지역에는 강제 피난 지시가 떨어져 ‘유령 도시’가 됐다.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사고인 만큼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위험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후쿠시마의 경우 고장 난 냉각장치를 대신하기 위해 뿌렸던 바닷물이 방사성 물질을 머금은 고농도 오염수로 변했는데, 이 오염수가 바다로 누출돼 심각한 해양오염이 발생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원전 사고 이후 누적된 오염수를 저장하고 있는데, 저장 공간이 부족해 바다로 유출하는 계획 또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어린이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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