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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3년간 장난감 15만 점 모은 수집가 손원경씨…“마법의 손 거친 장난감 보러 와요”
  • 장진희 기자
  • 2019-08-12 16: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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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게 가장 비싸냐고요? 모두 값을 매길 수 없이 소중한 장난감이랍니다.”

오래된 플라스틱 총, 미니카, 비행기 모형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인공 인형, 마블 캐릭터 피규어(figure·인간의 동작을 표현할 수 있도록 제작된 장난감)까지….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전시장을 가득 채운 이 장난감들은 손원경 토이키노 박물관 대표가 33년간 모은 수집품이다.

2005년 국내 최초로 장난감 박물관을 연 손 대표의 손때가 묻은 장난감과 장난감을 주제로 한 사진 작품 등 15만 여점이 서울 인사아트센터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에서 열리는 전시회 ‘더 토이쇼’에서 오는 18일까지 선보인다. ‘더 토이쇼’ 전시장에서 최근 만난 손 대표는 “가족과 함께 이번 전시를 관람하며 한 시대를 풍미(사회적 현상 등이 널리 퍼짐)했던 장난감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며 웃었다.​


손원경 토이키노 대표가 빈티지 장난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장진희 기자



장난감 수집은 많은 이들의 취미

“2010년 예술의 전당에서 처음 ‘더 토이쇼’를 열 때만 해도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피규어’를 치면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먼저 나왔죠. 이제는 누구나 집에 좋아하는 캐릭터 피규어 하나쯤은 갖고 있지 않나요?”(손 대표)

9년 만에 ‘더 토이쇼’를 재구성해 선보이는 손 대표는 감회가 남다르다. 대략 1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장난감을 모으는 일이 더 이상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엄연한 취미 활동으로 자리 잡게 됐기 때문. 손 대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장난감을 사랑하는 관람객들이 찾아와 ‘나도 저것 있어. 구하기 힘든 건데…’라고 말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다다익선’이 이번 전시의 주제일 만큼 1652㎡(500평)가 넘는 공간에는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약 15만 개, 40여 종의 장난감이 선보이고 있다. 이 전시회의 하이라이트(두드러지는 부분)는 뭐니 뭐니 해도 이제껏 한 번도 공개한 적 없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인들을 본떠 만든 밀리터리 피규어, 마이클 조던 같은 유명 스포츠 스타가 활약하는 모습의 피규어 등이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뛰었던 데니스 로드맨이 공을 들고 날아오르며 유니폼이 들썩이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토이스토리 속 주인공인 우디, 버즈 라이트이어가 전시된 모습

수집도 전시도 한 수 위!

십 수만 여개의 장난감 중 손 대표에게 가장 특별한 것은 무엇일까. 그는 “모든 장난감을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며 “어떤 장난감을 언제, 어떻게 입수했는지 모두 기록하기 때문에 절대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유달리 애착이 가는 것은 그가 중등 2학년 때 처음 산 풍만한 몸집이 매력적인 고양이 ‘가필드’ 인형. 손 대표는 “용돈을 아껴 남대문 수입상가에서 가필드 고무 인형을 구입했다. 이후 미키마우스, 배트맨, 스누피 같은 캐릭터 인형을 계속 모으며 수집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며 “고등학교 졸업할 때쯤 되니 벽 만 한 장식장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가 되더라. 대학 때는 운영하던 사진 스튜디오를 전시장 삼아 본격적으로 장난감을 모았다”고 말했다.

“전시회 곳곳에 제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죠. 꼬박 1달간 하루 17시간씩 일하며 전시회에 선보일 장난감을 하나하나 배치했어요. 30년 넘게 수집하다보니 모으기만 잘하는 게 아니라 보관·정리하고 진열하는 것에도 재능이 생기더군요.”(손 대표)


마이클 조던, 데니스 로드맨 등 미국 유명 농구선수 피규어를 전시 중이다


다양성 추구 장난감, 기대해요

“장난감의 발전으로 시대적 흐름을 읽을 수 있죠.”(손 대표)

산업화로 방직 기술이 발전해 봉제 인형의 종류가 늘어났고 품질이 크게 향상됐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주춤하던 군수산업체는 활로를 찾기 위해 양철 장난감을 제작했다. 최근에는 ‘다양성’을 장착한 장난감이 인기다. 어린이들이 성별, 인종, 출신 국가 등에 따른 편견을 갖지 않도록 돕기 위함이다.

손 대표는 “최근 실사 영화로 재개봉한 디즈니의 ‘알라딘’에서 흑인인 윌 스미스가 지니로 활약하고, 2020년 촬영 예정인 ‘인어공주’의 아리엘 역에 흑인 배우가 낙점되는 등 다양성이라는 가치 수호가 대중문화계의 화두가 됐다”며 “이런 추세를 반영한 장난감이 많이 생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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