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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로 물건을 산다고요?”… 국내 최초 ‘쓰레기마트’ 가보니
  • 최유란 기자
  • 2019-07-10 16: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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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의 변신은 무죄

쓰레기로 물건을 살 수 있다면 믿어질까. 최근 국내 최초로 쓰레기로 쇼핑을 하는 이색 마트가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문을 열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재활용 로봇 스타트업 수퍼빈과 한국 코카-콜라, 세계자연기금(WWF), 글로벌 독립광고회사 TBWA코리아가 협업해 선보인 이곳의 명칭은 ‘쓰레기마트’. 정말 버려지는 쓰레기로 물건을 살 수 있을지, 산다면 어떤 방식으로 살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9일 쓰레기마트를 찾았다.​


쓰레기마트 내부에 설치된 인공지능 기반 순환자원 회수로봇 ‘네프론’. 사진=최유란 기자


쓰레기가 돈이 된다고?

쓰레기마트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자판기와 비슷하게 생긴 기계. 다가가니 ‘캔·페트 수거기’라고 쓰인 화면이 보였다. 이 기계의 정체는 쓰레기마트를 운영하는 수퍼빈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순환자원 회수로봇 ‘네프론’. 쓰레기로 물건을 사는 쓰레기마트의 마법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계다.

방법은 간단하다. 다 쓴 플라스틱 페트병이나 알루미늄 캔을 ‘네프론’에 넣으면 ‘네프론’이 인공지능으로 재활용 가치를 자동으로 식별한 뒤 그에 따른 포인트를 지급한다. 일반적으로 페트병은 10포인트, 캔은 15포인트로 전환되는데 1포인트는 1원과 같은 가치를 지닌다. 이렇게 쌓은 포인트로 쓰레기마트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쓰레기마트 자체 상품인 부채와 에코백의 경우 현재 각각 15포인트와 30포인트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돼 다 쓴 캔 1∼2개만 가져가도 바로 부채나 에코백을 구매할 수 있다.


쓰레기로 구매할 수 있는 쓰레기마트 자체 상품

재활용 ‘잘’하면 짜릿한 보상이

흔히 버려지는 것으로만 여겨지던 쓰레기를 돈으로 바꾼 발상의 전환은 ‘재활용’의 필요성에서 출발했다. 최근 미국 CNN 방송이 “2050년 바다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을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을 보도하는 등 넘쳐나는 쓰레기가 전 세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환경 문제로 떠오르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쓰레기마트가 문을 연 것.

쓰레기마트는 재활용을 통해 쓰레기를 다시 소중한 자원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기여한 사람에게 그 보상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이 쓰레기를 ‘순환자원’으로, 재활용을 ‘짜릿하고 재밌는 활동’으로 여기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실적으로 당장 쓰레기 배출을 전면 금지하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이미 발생한, 또 앞으로도 불가피하게 발생할 쓰레기를 다시 사용 가능한 자원으로 순환시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억해야 할 점은 바로 쓰레기를 ‘잘’ 재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활용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쓰레기 오염도를 최소화해야하기 때문. 이를 위해 쓰레기마트는 한편에 ‘벗겼쓰’ 코너를 마련해 페트병과 캔에 담긴 내용물을 모두 깨끗이 비우고 뚜껑과 라벨 등을 분리해 올바르게 재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코카-콜라 페트병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상품


쓰레기, 변신의 끝은 어디?

쓰레기마트에서는 재활용에서 한발 더 나아간 ‘업사이클링’의 가치 또한 느껴볼 수 있다. 업사이클링이란 품질을 높인다는 의미의 ‘업그레이드’와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링’의 합성어로, 쓰레기를 단순히 재활용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지닌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뜻한다. 쓰레기마트는 다 쓴 코카-콜라 페트병으로 만든 티셔츠, 가방, 선글라스 등 업사이클링 상품을 전시하는 것은 물론 직접 업사이클링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강의도 정기적으로 운영한다.

쓰레기를 재활용해 필요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환경보호의 의미까지 되새길 수 있는 만큼 쓰레기마트를 찾는 발걸음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김수지 수퍼빈 매니저는 “지난달 말 개점한 직후에는 구경만 하는 고객이 대부분이었으나 이제는 쓰레기를 대량으로 들고 찾아오는 고객도 많다”며 “페트병과 캔으로 실제 상품을 구매하는 경험을 하며 쓰레기에 대한 인식을 ‘버리는 것’에서 ‘순환자원’으로 바꾸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 느껴져 뿌듯하다”고 말했다.

쓰레기마트는 오는 9월 5일까지 낮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되며 월요일은 쉰다.


▶어린이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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