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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코리안 미러클’ 새벽배송
  • 김재성 기자
  • 2019-06-27 20: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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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자정 무렵,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있는 서울복합물류를 나서는 새벽배송 트럭들. 동아일보 자료사진


[1] 조선시대 한양 양반들이 즐겨 먹던 음식 중 효종갱(曉鍾羹)이라고 있다. 글자 그대로 새벽종이 칠 때 먹던 국이다. 조선 후기 문인 최영년이 쓴 ‘해동죽지’를 보면, 남한산성 사람들이 배추 콩나물 송이 소갈비 전복 해삼 등을 밤새 푹 끓여 새벽녘 통금(통행금지)해제를 알리는 종이 울리면 도성 안 양반집에 내다 팔았다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배달 해장국인 셈이니, 우리 배달·배송 문화의 시작은 빨라도 너무 빨랐다. 



[2] 택배와 배달대행업이 성행(매우 성하게 유행함)하면서 동네 맛집 음식부터 잔심부름까지 배달되지 않는 게 없다. 인터넷에서 *‘배달의 민족’을 검색하면 우리 겨레를 이르는 말보다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이 먼저 뜬다. 온라인 마켓에서는 당일배송, 정기배송에 이어 새벽배송 경쟁이 치열하다.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 전에 집 앞에 갖다 준다. 잠들기 전 고른 메뉴가 아침 식탁에 오르는 시대가 된 것이다.



[3] 새벽배송은 4년 전 마켓컬리가 ‘신선식품 샛별배송’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 택배는 2∼3일, 빠른 배송도 최소 하루가 걸릴 때였다. 공산품(원료를 인력이나 기계력으로 가공하여 만들어 내는 물품)도 아닌 신선식품을 전날 밤 주문받아 몇 시간 만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내놓자 업계 사람들은 미친 짓이라 했지만 소비자들은 호응했다. 유통업 배송 전쟁을 촉발시킨 쿠팡은 물론이고 신세계 롯데마트 현대백화점 같은 유통 공룡들까지 새벽배송에 뛰어들어 맞벌이 부부와 1, 2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생활 양식)을 바꿔놓고 있다.



[4] ㉠2015년 100억 원에 불과했던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00억 원을 넘었고 올해 8000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갓 만든 반찬, 산지(생산되어 나오는 곳)에서 직송(곧바로 보냄)된 제철 식재료, 아이들 장난감, 학용품 등 새벽배송 쇼핑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의 새벽배송 서비스는 세계 ㉡유일무이한 성공 사례로 혁신적 물류 시스템과 정보기술(IT), 빅데이터 기술들이 결합된 ‘코리안 미러클(기적)’이라 할 만하다. 



[5] 하지만 찬사를 받는 만큼 그림자도 있는 법. 택배 기사들은 대개 자기 차량으로 회사와 계약한 개인사업자인데, 과열(지나치게 뜨거워짐)되는 새벽배송 경쟁으로 살인적 노동 강도에 시달리고 있다. 신선식품 신선도를 위해 사용되는 스티로폼, 보랭팩 등 일회용 포장재의 과도한 사용도 골칫거리다. 해외에선 자율주행차·로봇·드론 배송 등 배송 수단의 혁신이 화두인데 우리는 속도전에만 치중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저임금 노동을 앞세워 배달천국이 된 중국도 이미 드론 배송을 시작했다. 한국의 아침 풍경을 바꾼 새벽배송이 이런 논란들을 극복하고 어떻게 진화할지 지켜볼 일이다.


동아일보 6월 26일 자 정임수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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