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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이희호 여사
  • 김재성 기자
  • 2019-06-18 1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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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1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사회장으로 치러진 고(故)이희호 여사 추모식에서 영정이 올려져 있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1] 1982년 2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만나 남편의 석방을 요청했다. 5공 실세였던 허화평이 회동(일정한 목적으로 여러 사람이 한데 모임)을 주선했다. 이 여사가 전 전 대통령에 대해 남긴 인상 평가는 독특했다. “자기가 사형시키려고 했던 사람의 안사람을 만났는데 동네 복덕방 아저씨가 아주머니 대하듯이 거리낌이 없었어요. 이야기하다 말고 바지 자락 올리고 다리를 긁적거리기도 하고요.” 당시 전 대통령은 세 마디로 결론을 정리했다. ‘혼자서 결정 못 하고, 석방은 어렵다. 그러나 나아질 것이다.’ 사형에서 무기로 감형된 DJ는 3월 1일 20년으로 추가 감형(형벌을 줄여주는 일)됐다. DJ 부부는 그해 12월 미국 망명(정치적인 이유로 자기 나라에서 박해를 받고 있는 사람이 이를 피하기 위하여 외국으로 몸을 옮김)길에 올랐다. 


[2] 정적(政敵․정치에서 대립되는 처지에 있는 사람)이었던 두 집안은 돈독한 사이로 반전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우리가 제일 편안하게 살았던 것 같다. 전직 대통령을 예우로 대했다. 얘기를 전할 수 있는 언로(말길)를 터주시고, 우리 집 양반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전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 여사는 2년 전 동아일보·채널A 인터뷰에서 이같이 회상했다. 이순자 여사는 이희호 여사를 콕 집어서 “참 존경한다”고 했다. 이희호 여사가 명절과 전 전 대통령 부부 생일 때마다 난과 장뇌삼을 보내준 일화도 소개했다. 이순자 여사는 12일 이희호 여사의 빈소를 혼자 찾아 조문했다. 


[3] 1974년 8월 15일. 이 여사의 장남 홍일 씨 결혼식 날이었다. 식을 준비하던 이 여사는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의 피격(습격을 받음) 소식을 들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이 컸지만 결혼식은 예정대로 치렀다. 이 여사는 훗날 언론 인터뷰에서 “청와대 안의 야당이라고 하는 말도 들었는데, 그렇게 비명에 가서 몹시 안타까웠다”고 했다.


[4] 이 여사는 2012년 8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만나 “(여성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에서 처음 아니냐. 대통령이 되면 여성 모두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였던 2004년 8월 DJ를 만나 박정희 정권 시절 고초를 겪은 데 대해 ‘딸로서’ 사과했고, DJ는 훗날 “그 말이 참 고마웠다. 박정희가 환생해 내게 화해의 악수를 청하는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5] 이 여사는 정치인의 아내로 살면서 많은 이들과 불편한 인연을 맺었지만 화해와 용서의 노력을 기울였다. 고인의 사회장은 14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엄수(의식 따위를 엄숙하게 치름)됐다. 추모식을 마친 뒤 이 여사는 영원한 동반자였던 DJ 묘소에 합장(한 무덤에 묻음)됐다.


동아일보 6월 14일 자 정연욱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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