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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 귀지에 지구온난화 흔적이?…생물의 나이에 담긴 비밀
  • 심소희 기자
  • 2018-12-02 19: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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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귀지에 지구온난화의 흔적이?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서 고래의 귀지를 통해 나이를 알아낸 연구가 발표돼 화제를 모았다. 스테판 트럼블 미국 베일러대 생물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5년 전에 이어 고래의 귀지를 분석한 후속 연구결과를 네이처에 최근 발표했다. 이들은 고래의 귀지를 분석함으로써 고래의 나이뿐 아니라 고래가 오염물질에 언제 노출됐으며 어떤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생물의 나이는 무엇을 통해 알 수 있을까? 생물의 나이는 어떻게 파악하는지, 생물의 나이를 통해 무엇을 알 수 있는지 소개한다.





혹등고래. 위키미디어 커먼스 제공


귀지에 기록된 ‘스트레스’

고래의 귀지는 평생 동안 고래의 외이도(귀의 입구에서 고막에 이르는 관)에 층층이 쌓인다. 보통 6개월에 귀지가 한 층씩 쌓이는데 이를 통해 고래의 나이를 파악하는 것. 특히 이 귀지 층을 분석하면 특정 시기에 고래의 호르몬이 어떻게 변했는지도 알 수 있다.

트럼블 교수의 연구팀은 1870∼2015년(145년) 태평양과 대서양에 살던 혹등고래, 긴수염고래, 참고래 등 수염고래 종류 세 마리에 쌓였던 귀지를 분석했다. 각 고래의 귀지 층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오는 호르몬인 코르티솔 지수를 측정한 결과 고래잡이가 한창이던 1920∼30년대와 1960년대에 이 지수가 특히 높게 나타났다. 고래잡이가 공식적으로 중단된 1970년대에 들어서자 놀랍게도 이 시기에 고래의 스트레스 지수가 뚝 떨어졌다. 트럼블 교수는 “낚싯배나 유람선 같은 해상 교통의 소음, 기후 변화로 인한 수온(물의 온도) 상승, 오염물질 등으로 1970년대 이후 낮아졌던 고래의 스트레스 지수가 다시 오르고 있다”면서 “이 연구를 통해 사람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고래 귀에서 귀지가 있는 곳을 나타낸 그림(A의 d부분)과 고래의 귀지를 확대한 모습. 귀지가 나이테처럼 층층이 쌓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PNAS 제공


오래 사는 비결은?

507세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체로 알려졌던 조개 ‘밍’. 크리스 리차드슨 뱅거대 해양과학과 교수의 연구팀은 아이슬란드의 바닷가에서 이 조개를 찾았다.

조개의 나이는 껍질 안팎에 있는 줄무늬인 생장선을 보고 파악할 수 있다. 리차드슨 교수는 “조개의 생장선에 바다의 환경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면서 “이들의 생장선을 분석하면 기후, 수온 등에 따라 조개가 매년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 수 있고 이를 다른 해양생물의 성장 정도와도 비교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조개의 수명이 특히 긴 것에도 관심을 보였다. 리차드슨 교수는 “조개의 수명이 긴 것은 신진대사가 매우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이라면서 “이 조개처럼 수명이 긴 해양생물의 연구를 통해 특정 생물이 어떻게 노화를 피하고 늦추는지에 관해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개 ‘밍’의 모습. 뱅거대 제공


침팬지, 사람이랑 비슷하네

침팬지나 오랑우탄 같은 유인원은 행동을 통해 나이대를 판단한다. 예를 들어 침팬지가 독립을 하면 7∼10세로, 임신을 하면 13세 이후로 본다. 유인원은 유전적으로 사람과 비슷하기 때문에 이들의 연령별 특성을 살피는 것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류흥진 일본 교토대 영장류연구소 박사과정생 등은 콩코민주공화국 왐바에서 11∼45세의 침팬지인 보노보 14마리를 관찰한 결과, 침팬지 역시 나이가 들수록 사람처럼 노안을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2016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밝혔다. 나이가 들수록 보노보가 다른 보노보의 털을 골라줄 때 멀찍이 거리를 둔 것. 연구팀은 “보노보가 30대 말부터 40대 초에 걸쳐 급격하게 노안이 진행된다는 점이 사람과 놀랍도록 비슷하다”면서 “이로 인해 노안이 눈에 무리를 주는 현대의 생활방식 때문이 아니라 사람과 침팬지가 공통의 조상에게서 나누어지기 훨씬 전부터 있었던 현상임을 알 수 있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침팬지. 위키미디어 커먼스 제공



▶어린이동아 심소희 기자 sohi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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