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종영한 한 케이블방송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으로 대한제국(1897~1910)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대한제국 황제 복식(옷과 장신구)’ 특별전이 서울 중구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1층 전시실에서 12월 12일까지 열린다.

이 특별전은 조선의 제26대 왕이자 대한제국의 첫 번째 황제였던 고종(1852~1919)의 생애 흐름에 따라가며 관람하면 된다. 조선의 왕이 입었던 옷부터 대한제국 성립 이후 만들어진 새 의복, 고종이 물러난 뒤 만들어진 태황제 예복 등 고종의 복식 8종과 문무관원들의 복식 8종 등 총 16종을 재현(다시 나타냄)하거나 실물을 빌려 전시 중이다.

조선의 전통을 이어받다

1897년 10월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후 조선왕조의 모든 의장과 제도는 황제국의 위상에 맞게 조정됐다. 이 시기는 조선의 전통문화와 근대화의 바람을 타고 들어오는 서구의 신문물이 만나는 때였다. 이에 따라 황제가 입는 의복도 조선시대의 옷을 고친 것과 서양 복장을 받아들인 것, 크게 두 가지로 만들어진다.

두 가지 복장을 모두 선보이는 ‘황제의 두 모습’을 주제로 한 전시실에 가면 동양의 전통식 황제복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먼저 고종이 황제 즉위식 때 입었던 ‘황제 면복’이 전시됐다. 면복은 제사 지낼 때와 설날 아침, 동지, 성절(임금의 생일을 축하하는 명절) 등 국가 최고 의례를 할 때 입는 옷이다. 황제, 황태자 등 통치권자나 통치권을 계승할 자격이 있는 사람만 착용할 수 있다. 옷에 자연을 소재로 한 12가지 문양이 새겨져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 중 일, 월, 성신 등 ‘삼신’은 하늘을 상징하는 것으로 천자(하늘의 아들)인 황제만이 사용할 수 있었다.

고종이 황제로 등극하면서 처음 만들어진 ‘통천관복’은 신하들과 조회를 할 때, 제사를 드리기 위해 궁을 나설 때, 임금의 명령을 백성들에게 알릴 때에 입었다. 조선시대의 홍룡포와 같이 붉은 색의 천을 활용한 것이 특징. 화려한 황색의 천으로 만들어진 ‘익선관복’은 황제가 평소에 집무를 볼 때 입는 복식. 황제는 이 옷을 입을 때 조선시대 왕이 사용하던 것과 같은 익선관을 머리에 썼다.


대한제국 황제 통천관복 재현물

대한제국 황제가 입던 양복은?

대한제국의 황제는 물론 서양식 황제복도 입었다. 황제가 공식적으로 입었던 양복은 원수부의 군복인 ‘대원수복’이다. 1899년 육군과 해군을 아울러 통솔하는 최고 군 통수기관인 원수부가 설치된 후, 황제가 대원수직을 맡게 된 것. 이에 대원수복은 1895년 제정된 서양식 육군 군복을 본떠 만들어졌다.

대원수복은 다시 대원수 예복과 대원수 상복으로 나뉘었다. 가장 격식 있는 자리에 입는 예복에는 상복과 달리 어깨에 화려한 견장이 달려있다. 상복은 전체적으로 예복보다 간소하게 제작됐고, 전시가 아닌 때 황제가 공사(공공의 일과 사사로운 일을 아울러 이르는 말)를 막론하고 입었던 군복이다.

한편 상복과 예복 모두 오른쪽 가슴에 대한제국 최고 훈장인 금척대훈장을 달았다. 금척대훈장에는 가운데 태극 문양을 중심으로 대한제국 황실의 상징인 오얏꽃이 그 주변에 둘러져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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