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어린이국회 열리다
제14회 대한민국 어린이국회가 13일 국회의사당(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렸다.
대한민국 어린이국회는 정치에 관심 있는 초등 6학년 학생들이 일일 국회의원이 돼 실제 국회의원들이 하는 의정활동을 하면서 민주주의 의결(의논하여 결정함) 과정을 체험해보는 행사. 2005년부터 매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다.
올해 전국 229개 학교 136명의 어린이의원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서는 어떤 제안들이 나왔을까?
‘제14회 대한민국 어린이국회’에서 선서하는 어린이의원들. 뉴시스
김상곤 사회부총리에게 묻습니다!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사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어린이국회 본회의가 열렸다. 국민의례와 선서를 한 뒤, 문희상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세 차례 두드려 본회의 시작을 알렸다.
본회의의 첫 순서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질문하는 시간. 이채민 양(경기 문산초)이 “북한과 평화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지금 남북한 어린이들이 함께 성장하고 소통하도록 하기 위해 어떤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묻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남북 어린이 합동 체육대회 등 남북한의 어린이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어린이들의 의견을 들으며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장유빈 양(인천마전초)은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취지처럼 다양한 체험을 통해 꿈과 끼를 발견하는 데 효과적인지 의문이다. 지역에 따라 자유학년제 프로그램 내용의 편차가 크다”고 말하자. 김 사회부총리는 “교육부가 지원을 통해 어떤 지역에 있어도 질 높은 자유학기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함께하는 교육 필요해요
대정부(정부에 대한) 질문을 마친 뒤에는 우수 법률안(법률이 될 사항을 정리해 국회에 제출하는 문서) 발표가 이어졌다. 우수 법률안은 이날 오전 어린이의원으로 구성된 3개의 상임위원회에서 토론을 통해 뽑힌 7개의 법률안이었다. 상임위원회는 국회에서 각 전문분야로 나누어 조직된 위원회로 본회의에서 토의하기에 앞서 의안, 청원 등을 미리 심사하는 기관.
이하준 군(경기 안양부안초)은 ‘결혼교육 강화와 결혼 자격증 의무화에 대한 법률안’을 첫 번째로 발표했다. 이 군은 “가정 내 아동학대로 숨지는 어린이들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가정을 이루기 전 결혼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변유정 양(대구두산초)은 ‘남북 어린이 교류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안하며 “남북한의 어린이들이 서로의 지역으로 수학여행을 갈 수 있도록 하는 등 교류 방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유새봄 양(서울맹학교)은 ‘함께하는 세상을 위한 특수학교와 일반학교의 통합교육 의무화 법률안’을 제안했다. 유 양은 “장애 아동들과 비장애 아동들이 어릴 때부터 자주 만나 자연스럽게 어울려 생활한다면 편견 없이 서로를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법률안은?
법률안에 투표하는 어린이의원들
우수 법률안 발표 뒤에는 법률안에 대한 어린이의원들의 투표가 진행되었다. 투표 결과, 유새봄 양이 64표를 받아 대상을, 변유정 양이 20표를 얻어 금상을 받았다.
유 양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상을 받아 기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세상이 만들어지기를 소망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변 양은 “법은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지 않나. 통일이 머지않은 시대에 북한 어린이들과 소통할 방안이 다양하게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어린이국회에 참석한 어린이의원 김은혁 군(대구해서초)은 “실제 국회의사당에서 토론하고 투표하며 민주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체험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더 많은 친구들이 이런 체험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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