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를 막는 스톰트루퍼(영화 ‘스타워즈’ 속 악당) 방독면, 가상화폐 가격을 알려주는 인공지능(AI) 스피커, 산타 대신 선물을 전하는 드론(무인기) 썰매, 요리하는 로봇팔 등….

이런 독특한 물건들을 만든 메이커(제작자)는 바로 ‘콩돌이프로덕션’. 박인영(27·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 박사과정), 이수현(24·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김동석(23·인하대 항공우주공학부), 이진호(23·서울시립대 신소재공학부), 최호진 씨(22·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로 이루어진 메이커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창작자) 그룹이다.

이들은 어떻게 이런 특별한 물건을 만들게 됐을까? 동아어린이기자 신주혜 양(경기 양주시 광숭초 5)과 이우엽 군(경기 파주시 한빛초 4)이 콩돌이프로덕션의 작업실이 있는 서울대(서울 관악구) 39동에서 이들을 만났다. 

엉뚱한 생각이 발명의 씨앗

콩돌이프로덕션 크리에이터들의 공통점은? ‘공학’에 깊이 빠져있다는 점. 공학은 과학 지식과 기술을 이용해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학문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무엇이었을까?

우엽 군이 “콩돌이프로덕션이 만든 물건은 어떤 생각에서 나온 건가요”라고 묻자 진호 씨는 “뉴스나 영화를 보고 느낀 것, 친구들과 무심코 나눈 이야기에서 나왔다”고 답했다. 스톰트루퍼 얼굴 모양의 방독면은 한창 미세먼지가 심하던 때 나온 아이디어. 황사마스크는 미세먼지를 막는 효과는 크지만 숨쉬기가 갑갑한 데다 안경을 낀 경우엔 김이 서려 사용이 불편했다. 이에 공기도 순환되고 넉넉한 크기로 사용할 수 있는 멋진 모양의 미세먼지 헬멧을 만들기로 한 것.

대부분의 물건은 ‘엉뚱한 생각’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원하는 위치에 낙하산을 매단 선물을 똑 떨어뜨리는 산타 드론 썰매는 ‘산타할아버지가 몸살이 나면 누가 선물을 배달하지?’ 하는 생각에서, 방음헬멧은 ‘옆집에 폐를 끼치지 않고 집에서 마음껏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생각에서 나왔다.

다시 또 다시

“물건을 만들 때 돌발 상황은 없나요?” 주혜 양이 묻자 동석 씨는 “예상치 못한 상황은 늘 일어난다”고 웃으며 말했다. 콩돌이프로덕션이 유튜브에 올리는 영상엔 이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크게 ‘아이디어 제시→재료 찾기와 설계→만들기’ 단계로 이루어지지만, 물건을 만들어보면 생각했던 것과 달라 다시 설계를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튜브에 공개한 완성작 외에 아직 제작 중인 물건도 10여 개나 있다.

“아직 완성하지 못한 작품 중에 ‘지니의 램프’가 있어요. 알라딘에 나오는 지니처럼 하루에 세 번만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지요. 세 번 이상 말을 걸면 대꾸하지 않거나 심지어 거짓말도 해요. 꼭 한 번 만들어보고 싶어요.”(호진 씨)

즐겁고 건강하게

“만들기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우엽 군이 질문하자 이들은 “재미”라고 입을 모아 답했다. 어려운 과정을 거치더라도 상상한 것을 현실로 옮겨놓았을 때 느끼는 보람과 기쁨이 훨씬 더 크다는 것.

인터뷰를 마칠 즈음, 주혜 양이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들은 각자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는 듯 진지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 수현 씨는 “재미난 활동을 많이 하면서 자신이 무엇을 제일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 찾아보라”고 말했다.

인영 씨는 ‘건강할 것’을 당부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좋은 생각도 많이 나고 도전할 힘도 생겨요. 잘 먹고 잘 자는 건강한 어린이가 되세요!”(인영 씨)

▶어린이동아 심소희 기자 sohi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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