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서(경기 여주시 세종초 3)
집에 간다
눈, 코, 입이 없는 검은 누군가가
내 뒤를 쫓아온다
뛰어도 뛰어도
그 검은 사람을
나에게서 뗄 수 없다
하지만
컴컴하고 그늘진 곳에서는
사라진다
아마도 나처럼
검은 인간도
어두운 것을 싫어하나 보다
5월 문예상은 고민 끝에 으뜸상을 2편 골랐습니다. 두 작품 모두 저마다의 독특한 장점을 품었기 때문이지요. ‘황홀했던 공연관람’은 공연 시작부터 막이 내릴 때까지 시선을 놓치지 않고 바라보고 감동하는 마음을 잘 표현했습니다. 덕분에 읽는 사람도 함께 공연을 본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으뜸상인 ‘그림자’는 독창성이 돋보입니다. ‘아마도 나처럼/검은 인간도/어두운 것을 싫어하나 보다’라는 표현은 어른인 나도 깜작 놀란 발견이랍니다.
버금상 ‘공개수업’은 너무 재미있어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강아지도 생명이 있어요’도 논리적으로 잘 쓴 좋은 작품이지요.
이제 여름이 시작됩니다. 여러분도 무엇이든 꽃과 나무들처럼, 벌과 나비들처럼 열심히 하여 열매를 많이 맺기를 소망합니다. ▶노경실 작가
▶어린이동아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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