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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사냥 체험기] 내 손위에 매가 앉았다!
  • 이지현 기자
  • 2018-03-22 15: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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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골한옥마을 매사냥 체험 해보니...매야, 날아라!

서울 도심에서 천연기념물인 매와 만나 교감할 기회가 열렸다. 남산골한옥마을(서울 중구) 이승업가옥에서 6월 30일까지 매사냥 체험이 진행되는 것.

매사냥은 황조롱이, 참매, 송골매 등 맹금류(육식성의 사나운 조류)인 맷과의 새(매)들을 길들여서 겨울에 꿩이나 토끼 같은 동물을 잡는 전통적인 사냥법.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방에서 발달한 매사냥은 중국 북부와 몽골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왔다. 우리나라에서 매사냥을 했다는 기록은 백제 때부터 있었다.

매사냥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기록해 올림)되어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 모로코, 몽골 등 13개국이 함께 매사냥을 2010년 유네스코에 올린 것.

매사냥을 체험하기 위해 이지현 취재기자가 20일 남산골한옥마을에 다녀왔다.​



이지현 기자 손 위에서 메추리 고기를 먹는 보라. 사진=최지현 인턴기자

“쪼롱아∼ 이리와!”​

이승업가옥을 들어서자 천연기념물 323-8호 황조롱이 한 마리가 홰(새가 앉는 나무 막대)에 앉아 평온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했다. 이 황조롱이의 애칭은 ‘쪼롱이’. 한국전통매사냥보전회 사무총장인 황대인 매사냥 이수자가 매사냥을 위해 길들인 매다. 이곳에서는 매를 길들이는 훈련법 중 하나를 체험할 수 있다.

훈련의 이름은 ‘줄 밥 부르기’다. 매가 멀리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매의 발에 매인 가죽끈을 고리에 걸고 이 고리를 나무와 나무 사이를 이어둔 긴 줄에 건다. 이후 일정 거리에 떨어져서 먹이를 손에 올리고 매를 오게끔 해 사람과 친밀해지게 하는 것.

매의 발톱으로부터 손을 보호할 수 있는 두터운 가죽 장갑을 낀 뒤 쪼롱이로부터 약 3m 떨어진 거리에 섰다. 손 위에 메추리 고기를 올리고 “쪼롱아, 이리와”라고 부르자 황 이수자 손에 있던 쪼롱이가 ‘푸드덕’ 하고 기자의 손 위로 쏜살같이 날아와 메추리 고기를 집어삼켰다. 고기를 다 먹은 뒤에도 기자의 손 위에 가만히 앉아 몸을 부풀리기도 했다. 황 이수자는 “새들은 편안한 상태일 때 몸을 부풀린다”고 말했다. 황조롱이보다 더 큰 매인 천연기념물 323-1호 참매 ‘보라’와도 줄 밥 부르기 체험을 해볼 수 있다.

홰에 앉은 ‘쪼롱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요

길든 매들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연으로 돌아간다. 황 이수자는 “보통 10월경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은 응사(매사냥에 쓰일 매를 잡고 길들이는 사람)가 산에서 매를 다치지 않게 잡는다. 이를 받아서 길들여 매사냥한 뒤 겨울이 지나 따뜻해지면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낸다”고 말했다. 그다음 해 또 다른 매를 잡고 길들이며 매사냥의 전통을 이어나가는 것. 매의 자유와 야생성을 지켜주면서 동시에 매사냥의 문화도 이어가기 위함이다.

황 이수자는 “매를 길들이기 위해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매와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종일 손 위에 올려두고 밥도 같이 먹고 잠도 같이 잔다. 그 과정을 두 달 정도 거치면 매가 사람을 낯설어하지 않는다. 먹이로는 야생에서 먹는 먹이에 가깝게 메추리와 병아리를 다듬어서 주고 매일 몸무게도 재며 건강을 유심히 살핀다. 사람과 함께 지내기 위해 발이 묶여 있기는 하지만 최대한 부드럽고 튼튼한 가죽으로 느슨하게 묶어 매가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한다.

나만의 시치미 만들기

우리나라에는 다른 나라의 매사냥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시치미’라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시치미는 매의 꼬리에 다는 이름표다. 전통적으로는 조각낸 소뿔을 얇게 저며서 눈에 잘 띄도록 고니나 흰 닭의 깃을 달아 만든다. 소뿔에는 매 주인의 이름을 쓰고 매의 위치를 소리로 알 수 있도록 하는 방울도 함께 단다.
‘시치미를 뗀다(알면서 모른 척 잡아뗀다)’는 말이 바로 이 시치미에서 유래했다. 매의 이름표인 시치미를 떼고 주인이 아닌 사람이 매 주인인 척했던 행동에서 온 말.

이승업가옥에서는 나만의 시치미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얇은 플라스틱 위에 펜으로 이름을 쓰고 꾸미면 끈으로 깃과 방울을 달아준다. 매사냥 체험의 이용료는 7000원이다.​


시치미를 만드는 모습


시치미를 단 참매 ‘보라’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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