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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잇따른 문화계 미투…철저하게 반성해야
  • 김보민 기자
  • 2018-02-27 16: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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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문화계 미투…철저하게 반성해야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성폭력 의혹이 잇따라 폭로(감춰진 사실을 드러냄)된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그런데 그 회견마저 리허설을 거친 ‘연극’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연희단거리패 배우인 오동식 씨에 따르면 이 전 감독은 마지못해 회견에 나서며 주요 단원들과 미리 연습을 했다. 변호사에게 조언을 받은 뒤 성폭행 사실에 대해선 부인하기로 하고, 불쌍한 표정까지 연습했다는 게 오 씨의 주장이다.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을까 일말(조금)의 기대로 회견을 지켜봤던 피해자들은 또다시 억장이 무너질 것이다.

지방대 교수로 일하던 당시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배우 조민기 씨의 대응도 실망스럽다. 조 씨는 캠퍼스 인근에 마련한 오피스텔로 학생들을 불러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씨는 소속사를 통해 “명백한 루머(근거 없는 소문)”라고 반박하다가 구체적인 피해 증언들이 이어지자 그제야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로 드러난 문화계의 성폭력은 ‘문화 권력’의 추악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줬다.

문화계는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다. 창작을 위한 ‘자유로운 영혼’을 강조하면서도 현장에서는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문화가 강했던 탓이다. 권위와 명성을 가진 소수 인사가 ‘왕’처럼 군림(거느리고 다스림)하며 문제 제기도 쉽지 않은 구조였다.

지난해 10월 미국 할리우드 거물(영향력이 큰 인물)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틴을 고발하며 시작된 미투 운동은 정·재계, 스포츠계로 번져 이제는 전 세계로 확산됐다. 한국의 미투도 남성중심적 성관념과 그릇된 권력관계를 깨려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이 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침묵과 책임 회피로 일관한다고 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그간 쉬쉬하며 성폭력을 사실상 방관(곁에서 보기만 함)했던 문화계의 철저한 자성(스스로 반성함) 없이는 악습(나쁜 관습)을 깨끗이 씻어버릴 수 없다.



성폭력 피해 경험을 알리며 미투 운동에 참여한 여성들을 ‘올해(2017)의 인물’로 뽑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 타임


성폭력은 ‘과거의 나쁜 관습’이라는 말 뒤에 숨을 수 없는 범죄다. 정부의 실태 조사와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에 대한 엄정한 사법적 추궁(따져서 밝힘)이 필요하다.

동아일보 2월 22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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