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세계 각국 선수들은 어떤 단복을 입을까? 개·폐회식 같은 공식적인 행사나 일상에서 나라별로 선수단이 입는 단복엔 그 나라의 상징이 담기곤 한다. 이번 우리나라 단복의 안감에는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등의 애국가 가사가 인쇄돼 화제였다. 이처럼 나라별 특징이 고스란히 담긴 단복을 살펴보자.​


후끈후끈 성조기

미국 선수단은 개회식 때 미국의 국기인 ‘성조기’를 이루는 색인 빨간색, 흰색, 파란색이 어우러진 파카를 입는다. 파카는 모자부터 가슴 부분까지 빨간색, 중간 부분은 흰색, 그 아래 부분은 파란색으로 이뤄졌다.

이 파카의 핵심은 안감의 등 부분에 그려진 성조기 모양. 파카 안쪽에 부착된 배터리와 연결된 성조기는 열을 발생시켜 추운 날 선수들의 몸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이런 최첨단 발열 시스템은 성조기가 열을 전달하고 열을 낼 수 있는 특수한 은색 잉크로 그려져 있어 가능하다. 파카에 달린 버튼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발열 기능을 켜고, 성조기의 온도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또 미국 선수단은 파카 안에 빨간색, 흰색, 파란색으로 이뤄진 스웨터를 입고 카우보이를 모티브(예술작품의 동기가 되는 것)로 한 가죽 장갑을 낀다. 카우보이란 16세기 미국 서부의 목장에서 일하는 남자를 가리키는 말로 가죽 소재의 옷과 장갑을 착용하곤 했다.


미국 선수단 파카. USA TODAY

미국 선수단 단복을 입고 카우보이 장갑을 낀 모델. 랄프로렌​

단풍잎이 가득

캐나다 선수단은 단풍잎에서 착안해 만들어진 단복을 입는다. 이는 단풍잎이 캐나다의 상징물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캐나다는 수많은 단풍나무가 늘어진 빨간 단풍 길로 유명하다. 캐나다의 국기 가운데엔 커다란 빨간색의 단풍잎 모양이 있을 정도. 또 캐나다 사람들은 예로부터 단풍나무의 수액을 시럽으로 만들어 먹었다.

재킷, 스웨터, 점퍼 등 캐나다 단복 대부분엔 국기에 그려진 단풍잎 색깔인 빨간색이 사용됐다. 선수들이 개회식 때 입는 재킷의 왼쪽 가슴 부분에는 작은 단풍잎이 그려져 있다. 단풍잎은 선수들이 쓰는 모자, 양말, 티셔츠에도 등장한다.


캐나다 선수단 단복 시리즈. 캐나다 올림픽위원회 홈페이지​

국기가 모티브

프랑스 단복은 프랑스 국기를 구성하는 색깔인 파란색, 흰색, 빨간색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단복의 재킷은 파란색, 점퍼는 흰색, 티셔츠는 빨간색과 흰색으로 이뤄졌다.

파란색, 흰색, 빨간색은 각각 프랑스혁명의 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한다. 프랑스혁명(1789∼1799)은 시민들이 평등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왕실을 무너뜨린 혁명.

스위스 선수단이 입는 옷도 빨간 바탕에 흰색 십자가가 그려진 스위스 국기를 활용했다. 재킷, 점퍼, 모자 등은 모두 빨간 바탕이며 가운데나 구석에 하얀색 십자가가 인쇄됐다.

스위스 국기에서 붉은색 바탕은 예수의 피를, 하얀색 십자가는 예수의 십자가를 상징한다. 이는 스위스 건국을 주도한 스위스 중동부의 슈비츠 주가 사용하던 깃발에서 유래한다. 독실한 가톨릭(천주교) 신자였던 슈비츠 주 주민들은 사랑, 존중, 우정 같은 기독교 정신을 담기 위해 깃발을 만들었다. 스위스 올림픽위원회는 이번 스위스 단복에 대해 “스위스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신인 우정, 존중, 신뢰 등이 담긴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 선수단 단복. 스위스 올림픽 팀 홈페이지​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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