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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사 보물찾기] 일제강점기 학도병, 그들은 누구인가?
  • 이채린 기자
  • 2018-01-24 13: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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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지원’, 사실상 ‘강제’





2주에 한 번씩 ‘한국사 보물찾기’가 연재됩니다. 어린이들이 어렵게 여기는 한국사를 알기 쉽게 풀이 해주는 코너입니다. 우리 문화유산도 익히고 한국사 상식도 높여 보아요.

태평양 전쟁(제2차 세계대전의 일부로 1941∼1945년 일본과 연합국 사이에 벌어진 전쟁) 당시 일본에 의해 전쟁터로 끌려간 학도병에 관한 정부의 보고서가 최근 나왔어요. 학도병이란 전쟁 시에 공부를 멈추고 군인이 된 학생을 말합니다.

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과 고려대는 학도병 생존자 회고록, 일본군 부대 명부, 기사 등을 조사해 학도병 제도 시행 배경, 규모, 피해 사례를 담은 보고서를 작성했지요. 정부가 학도병에 관한 구체적인 실태 조사 보고서를 펴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일제강점기 학생들이 학도병이 된 까닭은 무엇일까요?

도움말=국민대 한국역사학과 황선익 조교수​​


학생도 군대에

1941년 일본은 아시아의 많은 나라를 식민지로 삼으려는 계획을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반대하자 이들을 상대로 태평양 전쟁을 일으켜요. 1937년부터 중국을 지배하기 위해 중일 전쟁을 벌이고도 있었습니다. 두 전쟁에서 점점 밀리자 일본은 더 많은 병사를 뽑기로 하지요.

결국 1943년 10월 일본은 전문학교 이상의 학교에 다니는 우리나라 남학생 중 입대를 미룬 학생을 대상으로 ‘조선인 학도지원병 제도’를 실시합니다. 성인 남성만으로 전쟁 병력을 충분히 채우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지요. 전문학교는 오늘날 전문대학과 일반대학을 말합니다.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는 우리나라 학생도 대상이었지요.

당시 만 20세 이상 남성이면 군 복무를 해야 했지만 많은 학생들은 학업을 마친 뒤 군에 들어가기 위해 입대시기를 미루곤 했습니다. 조선인 학도지원병 제도는 이들을 언제든지 군인으로 쓸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었지요.




목숨 잃고 차별 받고

말로는 ‘지원을 받는다’고 했지만 사실상 강제로 학생을 동원하는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일본군은 대상이 되는 학생들의 집에 찾아가 “자녀를 학도병에 지원하게 하라”며 가족을 협박하곤 했지요. 또 일부 대학에 학도병 지원수를 정해주고 이 수를 채우라고 강요했어요. 이를 이기지 못한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학도병에 지원하라고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일부 신문들은 일본의 압박을 받고 학도병의 훌륭함을 알리는 기사를 신문에 실었습니다.

결국 대상자 6203명 중 4385명이 1944년 1월 20일 각 전선에 배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중 절반은 일본으로, 30%는 중국으로 나머지는 한반도 내 부대로 끌려갔습니다. “일본을 위해 싸우지 않겠다” “학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등의 이유로 학도병 지원을 거부한 수백 명의 학생들은 강제징용 돼 탄광, 시멘트 공장 등으로 끌려갔습니다.

전쟁터에서 학생들은 온갖 수모를 겪었지요. 제대로 된 군사 훈련을 받지 못한 탓에 목숨을 잃기 십상이었으며,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고 학대를 당하기도 했지요.



1944년 매일신보에 실린 학도병을 다룬 기사. 행정안전부 제공​


탈출해 광복군으로

이를 견디지 못하고 군부대에서 탈출한 학도병들도 있었습니다.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인 김준엽 선생(1920∼2011)은 당시 중국 쉬저우에 보병으로 배치돼 있었습니다. 1944년 3월 새벽 몰래 부대를 빠져나간 그는 2356㎞의 길을 걸어 충칭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 광복군에 들어갔지요. 이렇게 총 43명의 학도병이 일본군을 탈출해 광복군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안타깝게도 학도병 시절 받은 몸과 마음의 상처로 인해 사회로 돌아가서도 학교를 중퇴하거나 학교에 아예 돌아가지 못하는 등 학업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한 학생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탈출한 학도병 이름을 기록한 일본군 명부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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