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광활한 사막에 높게 솟은 삼각형 구조물인 ‘피라미드’. 피라미드는 고대 이집트의 국왕, 왕비 등 왕족의 거대한 무덤으로 그 제작 방법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미스터리한 건축물로 여겨져요. 그런데 최근 ‘수력(물의 힘) 엘리베이터’를 통해 피라미드를 건설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됩니다. 또 고대 마야 문명에선 최초의 ‘고속도로’가 있었다는 연구도 나왔어요.

까마득한 고대에 엘리베이터와 고속도로라니…. 고대엔 어떤 정교한 건설 기술을 갖췄었는지 살펴볼까요? 

물의 힘 받은 엘리베이터로 돌을 쑥!

조세르 피라미드는 약 4700년 전 지어져 인류 최초의 피라미드라 불린다. CNN 홈페이지 캡처

피라미드는 평균 2.5t(톤)의 돌 약 230만 개를 쌓아 만들어졌어요. 하지만 무겁고 거대한 이 돌들을 어떤 방식으로 쌓아 올렸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지요.

그런데 최근 피라미드 제작 과정의 비밀을 풀어줄 단서가 될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자비에 랑드로 프랑스 팔레오테크닉 고고학연구소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인류 최초의 피라미드로 여겨지는 ‘조세르 피라미드’가 수력 엘리베이터를 통해 건설됐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어요. 현재 공사장에서도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쓰곤 하는데, 무려 약 4700년 전 최초의 피라미드를 지을 때도 엘리베이터와 비슷한 구조물을 사용했다는 것.

연구진은 고해상도 위성 이미지 등을 토대로 이 피라미드의 구조를 면밀하게 살폈어요. 그 결과 피라미드 근처에 있는 ‘기스르 엘 무디르’라는 돌로 된 댐(강이나 바닷물을 막아 두기 위하여 쌓은 둑)이 피라미드 건설에 쓰일 돌을 나르는 데 활용됐을 것으로 봤어요. 고대인들은 이 댐을 이용해 물을 조절해 피라미드와 가까운 수로(물이 흐르는 통로)까지 돌을 옮긴 후, 파이프를 통해 돌을 지하로 이동시켰어요. 지하에는 물에 떠 있는 엘리베이터와 비슷한 구조물이 설치됐는데, 이곳에 돌을 얹어두고 지하의 수위(물의 높이)를 빠르게 높여 순간적으로 돌을 높은 곳까지 운반했다는 것. 마치 엘리베이터가 위로 ‘슝∼’ 올라가는 것처럼요.

연구진은 “이 가설(어떤 사실을 설명하려고 임시로 세운 이론)을 완벽히 증명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 기술을 실제로 활용했다면 고대인의 기술력이 매우 발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어요.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의 시작은 마야 문명?

마야 문명이 발생했던 미라도르-칼라크물 카르스트 분지의 도시를 재구성한 가상 이미지. 로이터 홈페이지 캡처

미라도르-칼라크물 카르스트 분지 둑길

서울역에서 대전역까지의 거리는 약 176㎞. 이와 비슷한 거리의 도로망이 고대 초기 마야 문명에 존재했다는 연구결과도 있어요. 마야 문명은 기원 전후부터 9세기까지 중앙아메리카의 과테말라 고지에서 유카탄반도까지 번성했던 마야족의 문명.

리처드 한센 미국 아이다호 주립대 인류학 교수 연구진은 인공 빛을 넓게 쏴 거리 등을 측정하는 기술을 통해 북부 과테말라 미라도르-칼라크물 카르스트 분지에서 약 1700㎢ 크기의 마야 유적지를 확인했어요. 놀라운 점은 이 유적지에 총 177㎞ 길이의 둑길이 있었다는 것! 이 길을 통해 유적지 내의 마을들을 오갈 수 있어 지금의 ‘고속도로’ 역할을 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에요.

이 둑길의 일부 길은 폭이 40m 정도로 넉넉했으며, 둑의 윗부분은 흰색 반죽이 두껍게 발려 어두운 밤에도 도로를 구분하기 쉽게 만들어졌다고.

이처럼 정교한 도로를 건설한 것을 미루어보아 연구진은 초기의 마야 문명이 그간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발달된 사회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답니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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