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양 동쪽에 있는 그레이트 니코바르 섬에 사는 니코바르 긴꼬리원숭이가 치실을 이용해 이빨을 관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도 코임바토르 국립자연사박물관 연구팀이 이들 원숭이가 새 깃털이나 코코넛 섬유를 치실처럼 활용하고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과학학술지 ‘영장류’에 최근 실은 것. 아프리카와 아시아 열대 우림에 주로 사는 긴꼬리원숭이는 꼬리가 긴 것이 특징인 원숭이다. 니코바르 긴꼬리원숭이처럼 도구를 사용해 살아가는 동물은 드물다. 사람처럼 도구를 이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지능이 높다는 사실을 나타내는데 원숭이, 침팬지, 까마귀 등 일부 동물만 이런 행동을 한다. 이중 사람으로 치면 2, 3세 유아에 해당하는 IQ(지능지수)를 가진 똑똑한 원숭이는 어떻게 도구를 사용하는지 알아보자. 》

 

맨위쪽 사진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코를 파는 흰머리카푸친원숭이. 뉴사이언티스트, 기다란 풀로 이빨에 낀 이물질을 꺼내는 니코바르 긴꼬리원숭이. 영장류, 돌도끼를 만드는 카푸친 원숭이. 뉴사이언티스트, 빗자루 털을 치실로 사용하는 조지아. 데일리메일

 

“어우, 시원해”

 

연구팀이 그레이트 니코바르 섬에서 니코바르 긴꼬리원숭이 20마리를 관찰한 결과 9마리가 나뭇가지, 새 깃털, 풀 등 다양한 재료를 치실처럼 사용했다. 긴꼬리원숭이는 가시가 있거나 흙이 많이 묻은 과일을 주로 먹기 때문에 이빨에 이물질이 끼기 쉽다. 이 때문에 식사를 마친 원숭이들이 기다란 풀을 이빨 사이에 끼우고 요리조리 움직여 이물질을 빼낸다.

 

태국 롭부리에 있는 한 사원에 사는 긴꼬리원숭이들도 관광객의 머리카락을 주워 이빨을 청소한다. 2009년 일본 교토대 연구팀이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새끼 원숭이 앞에서 평소보다 2배 오래 치실로 이빨을 닦는다. 이는 새끼에게 치실 사용법을 교육시키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5년 영국 데번 주의 페인턴 동물원에선 한 망토 개코 원숭이가 빗자루에서 털을 뽑아 치실로 사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구석기인처럼 돌도끼 제작

 

딱딱한 물체를 도구로 삼아 쉽게 과일을 까먹는 원숭이도 있다. 남미 브라질의 숲에 사는 갈색꼬리감기원숭이는 넙적한 돌이나 나무 위에 딱딱한 코코넛 열매를 올려놓고 돌로 내리쳐 껍질을 까고 그 속을 먹는다.

 

어린 원숭이들이 이런 방법을 완전히 익히는 데 4년이 걸린다. 이들 원숭이는 자주 사용하는 돌을 나무 밑에 몰래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사용하기도 한다.

 

지난해엔 영국 옥스퍼드대, 런던대, 브라질 상파울루대 등 국제공동 연구팀이 브라질 밀림에 사는 카푸친 원숭이가 구석기인처럼 돌을 깨서 도끼를 만드는 놀라운 모습을 발견했다. 동물이 도구를 직접 만드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

 

턱에 난 수염이 특징인 카푸친 원숭이들은 규암처럼 단단한 돌로 다른 무른 돌을 내리쳐 한쪽에 날카로운 면이 있는 도구를 만들었다. 자신이 만든 도구를 다른 원숭이에게 보여주며 자랑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막대기로 코 ‘뻥’

 

손으로 코를 파는 인간의 기술을 뛰어 넘은 원숭이가 있다면 믿겠는가? 2015년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지는 공식 홈페이지에 브라질의 한 국립공원에 사는 흰머리카푸친 원숭이 ‘아카시아’가 나뭇가지를 이용해 코를 파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아카시아는 나뭇가지와 풀을 코에 넣고 여러 번 쑤신 뒤 재채기를 한다. 코를 파고 난 후에는 도구에 무엇이 묻었는지 이리저리 살피고 핥았다. 흰머리카푸친 원숭이들은 평소 나뭇가지를 휘둘러 가까이 다가온 도마뱀을 내쫓기도 한다.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