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한 장면 |
군복을 입은 모습이 굉장히 멋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가상 국가인 우르크에 파견된 특전사 장교(송중기)와 여의사(송혜교)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스토리보다 더 비현실적인 것은 남자 주인공의 모습이다. 군복도,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도 송중기의 빛나는 피부를 가리진 못한다. 게다가 손발을 오글거리게 하는 대사도 한몫한다.
㉠‘태양의 후예’는 처음부터 중국 수출을 염두에 두고 100% 사전 제작했다. 중국이 TV 드라마에만 적용했던 *사전심의제를 지난해 1월부터 인터넷에까지 확대 적용하는 바람에 3개월 전에 미리 제작을 끝내야 했기 때문이다.
저절로 ‘쪽대본(시간에 쫓겨 작가가 촬영 직전에 그 순간 찍을 장면을 급하게 보내오는 짧은 대본)’이 없어졌고 작품성도 높아졌다. 그 덕분에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에서 서비스된 이 드라마 1, 2편은 4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시청했다. 이런 속도라면 ‘별에서 온 그대’의 누적 조회수인 37억을 넘는 건 시간문제다.
급기야 지난 주말 중국 공안부가 일명 ‘송중기 주의보’를 발령했다. ‘태양의 후예’를 비롯해 한국 드라마 18편을 몰아 보던 여대생이 급성 *녹내장에 걸려 *실명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공안부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태양의 후예가 방영된 후 수천만 소녀 팬의 상당수가 ‘송중기 *상사병’에 걸렸다”며 한국 드라마가 법률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송중기 드라마 때문에 싸움 끝에 이혼하거나 성형수술을 하는 사례는 아무 것도 아니다. 송중기에게 반한 아내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진관을 찾은 20대 남성이 “송중기와 똑같이 찍어 달라”고 사진사를 괴롭히다가 경찰에 신고당한 일도 있다고 한다. 중국을 뒤흔든 태양의 후예의 (㉡)을 ‘송중기 언어’로 마무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잘 만든 드라마가 중국과 일본에서 식어가는 한류에 불을 붙여준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지 말입니다.”
※상식 UP
녹내장: 눈의 압력이 높아져 시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병.
실명: 시력을 잃어 앞을 못 보게 됨.
상사병: 남자나 여자가 마음에 둔 사람을 몹시 그리워하는 데서 생기는 마음의 병.
사전심의제: 콘텐츠가 TV나 인터넷으로 대중에게 공개되기 전에 미리 승인을 받는 제도. 중국에서 드라마를 상영하려면 6개월 전에 프로그램 방영계획을 보고하고 3개월 전에 작품 전체 평가를 통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동아일보 3월 16일 자 정성희 논설위원 칼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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