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소녀시대가 예능프로그램에 입고 나온 예쁜 원피스, 아이돌그룹 빅스가 입고 나온 멋진 무대 의상은 누가 고른 것일까?

연예인들이 각종 공연이나 행사에서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링(색, 디자인, 윤곽과 같은 여러 요소를 고려해 어떤 사람의 옷, 신발, 가방 등을 코디하는 것)해주는 사람을 ‘스타일리스트’라고 한다. 올해로 경력 11년의 서수경 스타일리스트는 소녀시대, 악동뮤지션, 빅스와 같은 스타들의 스타일을 책임져왔다.

어린이동아 독자인 서울 강북구 서울오현초 6학년 김인영 양과 서울 종로구 청운초 4학년 위연우 양이 서 씨를 서울 강남구에 있는 그의 작업실에서 만나 스타일리스트의 세계를 탐색했다.

스타와 함께 움직여요

서수경 씨가 스타일링한 연예인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소녀시대, 악동뮤지션, 빅스

“스타일리스트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위 양)

서 씨는 “내가 맡은 연예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과 소품을 때와 장소에 맞게 코디해준다”면서 “소녀시대, 빅스, 악동뮤지션이 공연무대나 예능프로그램과 같이 공식적인 자리에 입고 나오는 모든 옷은 대부분 내가 코디해준 옷”이라고 말했다.

서 씨는 담당 연예인의 일정에 따라 그 자리에 맞는 옷을 여러 벌 가져간다.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옷을 연예인이 직접 고를 수 있게 한다고.

스타일리스트의 하루 일과는 매일 다르다. 스타일링을 맡은 연예인의 일정이 시작되는 시간이 곧 서 씨의 출근시간이고, 끝나는 시간이 퇴근시간이다. 유명스타와 가까이에서 지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이 무척 고되다.

“스타일리스트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끈기가 있어야 해요. 스타일리스트가 하고 싶다며 저를 찾아온 사람 중에서도 ‘너무 힘들다’며 일을 시작한지 하루 이틀 만에 그만두는 사람이 많답니다.”(서 씨)

적극적인 태도 중요해

패션디자이너가 꿈인 김 양이 서 씨에게 “초등학생 땐 어떤 학생이셨나요”라고 묻자 서 씨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반장도 하는 등 무엇이든지 적극적으로 하는 학생이었다”라고 떠올렸다.

“이런 적극적인 태도는 스타일리스트가 되고나서도 큰 도움이 됐지요. 저는 누군가 저에게 스타일링을 맡겼을 때 ‘못하겠다’고 한 적이 없어요. 그만큼 실패도 많이 했지만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었지요. 이제는 누구의 스타일링을 맡더라도 멋지게 해낼 수 있어요.”(서 씨)

서 씨는 고등학생 때까지 패션디자이너가 꿈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TV에서 걸그룹 핑클의 스타일리스트였던 정보윤 씨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뒤 ‘나도 스타일리스트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의상디자인과에 진학했다. 그리고 졸업 전에 교수님 소개로 유명 스타일리스트인 한혜연 씨 밑에서 조수로 일을 시작했다.

“스타일리스트가 되려면 대부분 유명한 분 밑에서 일하면서 배워야 해요. 아무리 실력이 좋고 좋은 대학을 나왔어도 실무 경험이 풍부해야지요.”(서 씨)

서 씨는 한 씨 밑에서 4년 동안 일하며 실력을 쌓은 뒤 독립했다. 지금은 13명의 직원을 지휘하며 수많은 연예인의 스타일링을 책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서 씨는 초등생들에게 멋지게 스타일링하는 법을 귀띔해줬다.

“초등생 중에는 어른들을 따라한다고 화장을 하거나 짧은 치마를 입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꾸며야 가장 예쁘다는 걸 잊지 마세요.”(서 씨)

▶글 사진 이영신 기자 l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