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가요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의 제작팀이 “무대에서 실제로 노래를 하지 않고 립싱크만 하는 가수는 앞으로 방송에 출연시키지 않겠다”고 1일 밝혔다. 립싱크(lip sync)란 진짜로 노래를 하는 게 아니라 미리 녹음된 목소리에 맞춰 입만 뻥긋뻥긋하는 행위를 말한다.

제작팀은 “가수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 직업인 사람인데 음악방송에서 노래하지 않고 입만 뻥긋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음악방송에 출연하는 가수 대다수는 이른바 MR(Music Recorded·멜로디만 녹음된 것으로 반주용으로 주로 사용하는 것)에 맞춰 노래한다. 그런데 진짜 자기 목소리로 노래를 하다가 춤동작이 어려워지거나 과격해지는 순간에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 어렵게 되는데, 바로 이때 많은 가수가 립싱크를 하는 것. 그 부분의 노래만 MR에 미리 녹음해 놓고 가수는 입만 움직이며 춤에 집중한다. 심지어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모든 노래를 립싱크로 부르는 가수도 일부 있다.

‘쇼! 음악중심’ 박현석 책임프로듀서는 “어려운 춤을 추면서 부득이하게 립싱크를 하는 경우는 이해할 수 있지만 100% 립싱크로만 무대에 서는 경우를 줄여나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어솜이는 인기 아이돌 가수 A의 팬입니다. 그런데 요즘 음악방송에서 A를 보기 힘들어 울적해요. 그러던 어느 날 한 방송국이 마련한 ‘팬과의 만남’ 자리에서 A와 만나게 됐어요.

어솜이 오빠. 왜 요즘 음악방송에 출연 안 하세요? 무슨 일 있으세요? ㅠㅠ

아이돌 여러분에게 멋진 무대를 보여드리려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어솜이 오빠. 춤 정말 잘 추잖아요. 더 연습할 필요가 없어요!

아이돌 하하. 고마워요.^^ 사실 요즘은 노래연습을 많이 해요. 전에는 춤추면서 노래할 땐 립싱크를 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춤추면서도 노래도 직접 해야 하거든요.

어솜이 방송국이 너무 까다로운 기준을 내세우는 거 아니에요? ㅠㅠ

아이돌 힘들긴 하지만 제 실력을 발전시킬 기회라고도 생각해요. 다만,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어요. 아무래도 춤추면서 노래하면 목소리가 떨릴 텐데, 제 무대가 예전만 못하다고 여러분이 흉보실까 봐요. ㅠㅠ

어솜이 그럴 리가요. 저희 팬들도 좋은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오빠와 같은 가수를 격려하는 성숙한 자세를 가질게요.

▶공혜림 기자 hlgong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