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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직업 24시] [이 직업 24시]“말 입장에서 생각해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4-01-15 22: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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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편자 장인 김태인 씨

[이 직업 24시]“말 입장에서 생각해요”

올해는 갑오년, ‘말(馬)의 해’다. 말이라고 하면 ‘다그닥 다그닥’ 소리를 내며 달리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렇게 말이 힘차게 달리기 위해서는 ‘편자’가 필요하다. 편자는 말이 신는 ‘신발’이라고 할 수 있다. 말의 발굽을 보호하기 위해 발굽에 붙이는 ‘U’자 모양의 쇠붙이가 바로 편자.

 

말의 편자를 만들고 말에게 직접 달아주는 전문가가 있다. ‘장제사’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60여 명의 장제사가 활동하고 있다. 30여 년 동안 말의 편자를 만들어온 베테랑 장제사 김태인 씨(52·한국마사회)를 최근 만났다.

 

말의 신발 ‘편자’

 

우리의 손톱과 발톱이 자라는 것처럼 말도 발굽이 자란다. 김 씨는 “말의 자라난 발굽을 깎아주고 그에 맞는 새 편자를 만들어 달아주는 직업이 장제사”라고 설명했다.

 

빠르게 달리는 말에게 편자는 필수. 편자를 달아주지 않으면 발굽이 깨지고 부서져 제대로 달릴 수 없게 된다.

 

“신발 한 쪽은 신고 한 쪽은 벗은 채 걸어보세요. 왜 편자가 필요한 지 알 수 있겠지요?”(김 씨)

 

사람의 신발 뒤축이 닳는 것처럼 편자도 사용하다보면 닳기 때문에 갈아줘야한다. 경주마(경마용 말)는 30일에 한 번, 승용마(일반적으로 타는 말)는 40∼50일에 한 번씩 편자를 갈아준다. 편자를 교체할 때 장제사는 우선 그 말이 어떻게 쓰이는지, 평소의 생활은 어떤지에 관해 주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또 말이 신고 있는 헌 편자를 살펴보면서 그 말의 특성을 파악한다.

 

아픈 발 치료해주기도

 

장제사는 아픈 말을 치료하는 ‘재활치료사’ 역할도 한다. 말이 비스듬하게 서있거나 걸을 때 무릎을 굽히는 등 정상적이지 못한 자세를 취하고 있으면 말의 어디가 안 좋은지 살펴본 후 그에 맞는 특수 편자나 보조기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말 중에도 평발(발바닥에 오목 들어간 부분이 없고 평평함)인 말들이 있다. 부드러운 발바닥이 땅에 바로 닿아 걸을 때 아파한다. 이런 말들에게는 인조 플라스틱 신발을 만들어 달아주거나 부드러운 소재로 발굽을 만들어준다.

 

“발굽 안에 염증이 생겨 발의 뼈가 드러날 정도로 아픈 말을 치료해준 적이 있어요.” (김 씨)

 

김 씨는 상태가 심한 이 말의 병을 낫게 해주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까 고민하다 말이 평평한 땅 위를 달리게 만들어 저절로 진물이 빠져나오게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이 방법으로 말을 1년 동안 치료하자 제대로 걷지도 못하던 말이 뛰어다닐 수 있게 됐다.

 

덩치가 큰 말의 편자를 갈아주다가 다친 적은 없을까? 김 씨는 “말에게 맞은 적은 셀 수 없이 많다”고 대답했다. 장제사가 편자를 교체할 때는 보통 말을 기둥에 묶어놓고 혼자 말의 발밑에서 쪼그려 앉아 일하기 때문에 언제라도 다칠 수 있다.

 

김 씨는 “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사고위험이 줄어든다”라고 말했다. 말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서있는 방향에서 자연스럽게 발을 들게 만들면 된다는 것.

 

끈기·기록하는 습관 있어야

 

편자를 교체하는 과정. ①말발굽에서 헌 편자를 떼어낸다. ②말에 맞는 편자를 새로 만든다. ③새 편자를 말에게 달아준다. ④새 편자를 신은 말의 발굽. 김태인 씨 제공

장제사에게 필요한 자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김 씨는 ‘끈기’를 강조했다. 편자를 만들고 말에게 붙이는 장제 기술을 완전히 익히려면 수년이 걸린다. 뜨거운 불 옆에서 쇳덩이를 수만 번은 두드려야 한다.

 

김 씨는 또 “항상 기록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씨가 지금까지 모아온 말 관련 사진은 5만 장이 넘는다. 그는 자신이 모아온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첫 장제 교과서를 최근 펴내기도 했다.

 

말 산업의 미래는 밝다. 앞으로 말 농장과 말 관련 시설이 많이 만들어지고 일자리도 생겨날 예정이다. 2012년부터 장제사, 말 조련사 등의 국가자격증시험도 시행하고 있다.

 

김 씨는 “말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사람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쉽게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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