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을 본 적이 있나요? 배우들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극을 이끌어나가지요. 오페라는 이런 뮤지컬과 굉장히 비슷해요. 하지만 오페라는 뮤지컬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오케스트라와 지휘자가 있지요. 이렇게 오페라는 노래를 중심으로 작품 전체가 표현되는 극이에요. 한 마디로 음악, 문학, 미술, 무용, 연극 등이 모두 포함되는 ‘종합 무대 예술’이지요.

더운 여름, 무더위를 날려줄 재미있는 오페라 공연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어요. 어린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오페라 공연 2편을 소개합니다.

 

사랑 혹은 죽음을 주는 수수께끼 투란도트

 

1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는 ‘2013 예술의전당 가족오페라 푸치니의 투란도트’가 펼쳐집니다. 이탈리아의 대작곡가 푸치니의 최고 명작으로 꼽히는 오페라입니다.

 

중국 베이징의 황궁. 아득히 높은 계단 위에 ‘투란도트(Turandot)’라는 이상한 이름의 공주가 서 있습니다. 수수께끼 세 개를 맞추지 못하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데도, 숱한 외국 왕자들이 투란도트에게 청혼을 하러 찾아왔다가 다들 한 문제도 맞추지 못하고 목숨을 잃습니다.

 

이 날은 전쟁에 패해 나라를 잃은 칼라프라는 외국의 왕자가 이 냉혹한 공주에게 한눈에 반해 목숨을 겁니다. 투란도트는 새로운 도전자를 맞이해 평소와 다름없는 오만한 표정으로 출제를 하지요. “어두운 밤에 유령처럼 날아다니며 사람들 마음을 들쑤셔 놓고는, 아침이면 사라졌다가 밤마다 다시 태어나는 것은?” 이 괴상하고 알 수 없는 질문에 칼라프는 놀랍게도 정답을 말합니다. “희망.”

 

앞으로 남은 수수께끼는 두 문제. 칼리프는 과연 모든 수수께끼를 풀고 공주의 사랑을 차지할 수 있을까요?

 

오페라에는 왕자 칼라프가 공주를 향한 사랑을 확신하는 장면에서 감동적인 선율의 아리아가 등장합니다. 이는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로 수년간 많은 이가 불러 큰 사랑을 받아온 러브송이지요.

 

극에 등장하는 성악가들은 목소리의 높낮이에 따라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테너, 바리톤 등으로 나뉩니다. 투란토트 역은 매우 높은 음까지 소화해낼 수 있는 소프라노, 칼리프 역은 깊고 낮은 목소리를 내는 테너가 맡지요. 각 파트에 따라 목소리의 높낮이와 음색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며 감상해보아요. 3∼7만원. 문의 02-580-1300

 

오페라 ‘투란도트’의 한 장면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 마술피리

 

서울시오페라단은 이번 달부터 매월 둘째 주 화요일마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오페라 마티네’를 선보입니다. 마티네는 프랑스어 ‘마탱(Matin·아침)’에서 나온 용어로, 연극이나 오페라 등을 이른 시간에 공연하는 것을 말하지요.

 

13일 오전 11시 첫 번째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바로 ‘마술피리’입니다.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가 남긴 마지막 작품이지요. 당시 모차르트는 마술피리를 만들고 난 후 공연 시작 두 달도 채 안되어 병상에 누웠고, 그해 12월에 숨졌다고 합니다. 병상에 누운 채 모차르트는 저녁마다 시계를 쳐다보면서, “아, 지금은 파파게노가 등장할 시간이야.” “이제 주인공 두 사람은 물과 불의 시련을 다 통과했겠군”이라고 중얼거렸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 작품을 깊이 사랑했던 것이겠지요.

 

작품은 사랑하는 남녀 주인공이 갖가지 시험과 고초(괴로움과 어려움)를 겪고 마침내 사랑을 이루는 내용으로, 극 중 밤의 여왕이 부르는 멋진 아리아 ‘지옥의 복수가 내 마음에 끓어오르다’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2만∼2만5000원. 문의 02-299-1783∼6(서울시오페라단)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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