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국립민속박물관 전시회 ‘쉼’
에어컨은커녕 선풍기조차 없었던 옛날. 우리 조상들은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버텼을까?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은 더운 여름을 이겨내는 옛 조상들의 풍습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전시회 ‘쉼’을 24일부터 9월 23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Ⅰ에서 연다.
이번 전시에는 조상들의 여름나기 풍습이 담긴 민속자료부터 조상들이 자주 입었던 모시 적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호박저고리’와 같은 현대작품까지 총 118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가상으로 배를 타고 금강산을 여행해보는 ‘노 저어 배 타고 금강산 유람하기’와 같이 새로운 방식을 통한 체험도 준비됐다.
시원하고 쾌적한 박물관에서 금강산을 여행하고, 대청에 앉아 자연의 풍경과 소리를 느끼는 등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회를 미리 만나보자.
배 타고 노 저으며 금강산 유람하기
조상들이 여름을 나기 위해 입었던 모시 적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호박저고리(앞).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금강산. 조상들은 아름다운 금강산을 유람하며 몸과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특히 녹음(푸르고 울창한 수풀)이 우거지고 흰 구름과 안개가 감도는 여름철의 금강산은 마치 신선, 선녀가 사는 산의 모습이라는 뜻에서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삼신산 중 하나인 ‘봉래산’에 빗대어 표현될 정도였다. 이런 신비로운 모습에 금강산은 예로부터 수많은 예술가의 작품 소재가 됐다.
이번 전시회의 1부 ‘푸른 그늘 실바람에 새소리 들레어라’에는 금강산과 그 주변의 명소를 표현한 그림인 ‘금강산도’, 금강산 모양을 본 떠 만든 연적(벼루에 먹을 갈 때 쓸 물을 담아두는 그릇)인 ‘백자금강산형연적’ 등 금강산의 모습이 담긴 전시물이 마련됐다.
또 단순한 관람뿐 아니라 조상들의 ‘쉼’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코너도 마련됐다.
‘노 저어 배 타고 금강산 유람하기’는 관람객들이 가상으로 금강산을 유람하는 체험이다. 높이가 3m인 대형 스크린에 금강산의 모습을 담은 가상 영상이 펼쳐지며, 그 안에 마련된 노를 저으면 압력센서를 통해 배의 방향, 속도가 조절돼 관람객이 직접 배를 타고 노를 젓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시원한 대청에 앉아 듣는 자연의 소리
등등거리(왼쪽)와 등토시.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
2부 ‘홑적삼에 부채 들고 정자관 내려놓고 있자니’는 금강산 유람을 다녀 온 후 집에 돌아와 편안하게 쉰다는 상황이 설정된다.
대청은 밑에서 올라오는 바람과 지나가는 바람으로 시원함을 만끽할 수 있게 만들어진 우리나라 전통 가옥의 마루다. 우리 조상들은 무더운 여름을 나기 위해 대청을 만들었다. 대청 위에 대나무로 만든 ‘죽부인’을 껴안고 누워있으면 그 시원함에 빠져들어 이 세상에 그 무엇도 부러울 것이 없을 정도였다.
조선시대 조상들이 여름을 버티는 비법이었던 ‘등등거리’, ‘등토시’를 입어보는 체험도 해본다.
등등거리는 등나무 덩굴을 가늘게 해 윗옷 모양처럼 만든 것으로 이를 옷 안의 등에 걸치면 옷이 살갗에 닿지 않고 바람이 옷 속으로 잘 통해 시원하다. 등토시는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 팔에 끼는 것이다. 관람비 무료. 문의 02-3704-3173(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
▶이비치 기자 ql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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