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과 요술램프’,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한번쯤은 책이나 만화영화로 접해본 동화들이지요. 이 동화들은 어떤 곳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나요? 바로 이슬람 문화권이지요. 동화 속 등장하는 남자들은 머리에 터번을 쓰고 있으며, 양탄자, 항아리 등 온갖 물건에는 화려한 문양이 새겨져 있지요.

이슬람 문화권은 아라비아반도를 시작으로 북아프리카, 아베리아반도, 중남아시아 등 전 세계에 걸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늘날 세계 인구의 약 25%가 바로 무슬림(이슬람교를 믿는 신자)이라는 통계결과도 있지요.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이슬람의 보물(알사바 왕실 컬렉션) 전’이 열리고 있어요. 하늘을 날 것 같은 양탄자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보석함까지 이슬람 세계의 1000년을 담은 특별한 보물들이 모두 모였대요. 우리 함께 알리바바의 마법의 동굴로 들어가 볼까요? “열려라 참깨!”

이슬람의 경전 ‘쿠란’

쿠란은 이슬람의 경전입니다. 7세기 초 예언자 무함마드가 메카 근처의 한 동굴에서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전해 받기 시작한 신의 말씀을 기록한 것이라고 해요.

이슬람문화권에서 쿠란을 외우는 일은 종교적인 의미를 넘어 지식인이 갖추어야 할 교양의 하나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또 쿠란은 아랍어 필체 연습을 위한 좋은 교본으로도 사용되었지요.

이것은 황동과 은으로 만든 대야에요. 이렇게 화려하고 큰 대야는 처음 본다고요? 황동은 처음에는 도자로 만들면 깨지기 쉬운 촛대와 물병 같은 크고 기능적인 물건을 위한 재료로 주로 사용되었지만, 구리나 은 등으로 상감 장식을 하면서 사치품이 되었습니다. 이 대야는 맘루크 왕조(14∼15세기) 때 술탄의 이름 모를 한 신하의 주문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해요.

천국을 수놓은 카펫

18세기 초 이란 사파비 왕조에서 제작된 9m 길이의 카펫입니다. 일명 ‘정원 카펫’이라고 부르지요. 자세히 보면 카펫 중앙에 있는 연못을 중심으로 가로 세로로 교차하는 물길들이 구역을 나누고 있습니다. 각각의 구역에는 공작새, 꽃밭, 수풀 등이 있네요. 이 카펫에 있는 모습은 실제 페르시아 정원의 전형적인 형태입니다. 또 쿠란에서 묘사한 우유, 꿀, 포도주, 물이 흐르는 천국, 즉 파라다이스를 표현한 것이기도 합니다.

접시에 예쁜 글씨 알록달록

이 대접은 10세기 또는 11세기 초, 이란 동부지역의 니샤푸르 또는 사마르칸트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니샤푸르는 중세 이슬람 문화권의 중요한 도자 생산지였습니다.

이 대접에는 굵은 글씨체의 아랍어로 ‘관대함은 낙원 거주자들의 미덕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요. 이 문구는 쿠란의 내용과는 상관없어요. 예로부터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도자기에 쿠란을 새기지 않았지요. 도자기가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물건이기도 하고, 잘 깨지기 때문이지요.

식물무늬의 장식화 ‘아라베스크’

이 가리개는 14세기 후반 모로코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가리개는 이슬람 미술품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장식 요소인 ‘아라베스크 무늬’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아라베스크란 꽃이나 식물의 잎사귀, 넝쿨 모양의 무늬를 일정한 단위로 배합한 것을 말합니다. 이슬람 미술에서 아라베스크는 테두리가 있는 카페트나 책 표지, 건축물을 장식하는 기둥 등 다양한 부분에 활용되었습니다. 10월 20일까지. 어린이 8000원, 청소년 1만 원, 성인 1만 2000원. 문의 02-541-3173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