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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속 간첩보면 남북관계 보인다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3-06-13 0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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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에서 동네바보로…

영화 속 간첩보면 남북관계 보인다

5일 개봉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15세 이상 관람 가)가 개봉 5일 만에 관객 300만을 기록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같은 제목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어린시절 북한에서 최고 교육을 받은 간첩 원류환(김수현 역)이 우리나라의 한 달동네에서 바보청년으로 위장 침투(어떤 곳에 몰래 숨어들어감)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간첩이란 한 국가나 단체의 비밀을 몰래 알아내 대립관계에 있는 국가나 단체의 정보기관에 제공하는 사람으로,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소재로 쓰인다. 놀라운 것은 남북관계에 따라 달라진 간첩에 대한 인식이 영화에도 그대로 반영된다는 점. 시대에 따라 달라진 영화 속 간첩들의 모습을 살펴본다.

 

 

한국 영화의 단골 소재 ‘간첩’

 

영화 ‘쉬리’ 중 한 장면
영화 속 간첩의 모습은 시대에 따라 변했다.

 

때로는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때로는 유쾌한 풍자(어떤 사회현상이나 인물에 대해 우습게 비꼬면서 비판하는 것)로 현실을 비틀기도 하며 한반도의 분단 현실을 담아냈다.

 

1960∼1980년대에는 반공(공산주의 반대)을 강조하는 나라 정책에 따라 남북 간 대결의식을 강조하고 북한의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 북한과 북한 사람은 증오와 혐오, 공포, 정복의 대상이었다. 간첩 역시 남한의 체제를 파괴시키려는 악당이나 악마의 존재로 묘사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햇볕정책(화해와 포용을 기본 태도로 남북한 교류와 협력을 추구한 김대중 전 대통령 정부의 대북 정책)처럼 1990년대 말 유화정책(상대국의 적극적인 정책에 대해 양보·타협을 위주로 하는 정책)으로 대북정책이 바뀌자 영화 속 북한의 모습은 ‘공존(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함)의 파트너’이자 ‘연민의 상대’로 비춰졌다. 북한에서 내려온 간첩 역시 ‘괴물’에서 점차 인간적인 모습이 강조됐다.

 

비교적 남북관계가 좋았던 이 시절의 간첩 영화는 남한의 남성과 북한의 여성의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1998년 개봉한 영화 ‘쉬리’(15세 이상 관람 가)는 남한 비밀요원(한석규 역)과 북한의 최고 저격수로 남한에서 이중생활을 하는 여간첩(김윤진 역)의 사랑 이야기. 당시 620만 관객을 모으며 최고 흥행작으로 우뚝 섰다.

 

 

 

영화 ‘의형제’(왼쪽부터), ‘베를린’의 한 장면

2000년대부터 ‘생계형 간첩’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2000년대부터는 영화 속 간첩이 ‘생계형(먹고 살기위해 돈을 벌려고 애쓰는 것)’으로 묘사되는 사례가 많아졌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간첩’(15세 이상 관람 가)은 남한에 온지 오래된 ‘생계형 간첩’들이 10년 만에 북으로부터 암살지령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에 나오는 간첩들의 모습은 임무를 수행하는 냉철한 특수요원이 아닌 먹고 살기에 바쁜 서민의 모습이다.

 

2010년 개봉한 영화 ‘의형제’(15세 이상 관람 가) 역시 마찬가지. 영화의 주인공인 북한 간첩 송지원(강동원 역)은 임무에 실패한 뒤 배신자로 찍혀 남한에서 생계형 간첩으로 전락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남북간의 갈등보다는 북한 내부적인 갈등을 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남한은 오히려 북한 탈북자, 간첩을 도와주는 역할로 비춰졌다.

 

올해 초 개봉된 영화 ‘베를린’(15세 관람 가)의 경우 북한 공작원 표종성(하정우 역)과 동명수(류승범 역)의 갈등이 주요 내용이다. 남한 국가정보원인 정진수(한석규 역)는 결말 부분에선 오히려 표종성과 협력하는 관계로 나온다.

 

최근 인기를 끄는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도 마찬가지. 남한에 온 소년간첩들을 곤경에 빠뜨리는 ‘적’은 남한이 아니라 북한의 다른 간첩이다. 북한 지도부는 대남정책(남한을 대하는 정책)이 바뀌면서 이들을 없앨 목적으로 다른 간첩을 남한으로 보내고, 소년들은 졸지에 도망자 신세가 된다. 이들에게 남한 사람들은 오히려 따뜻하고 정이 많은 존재다.

 

이비치 기자 qlc@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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