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내년부터 개인 혹은 가족 단위로 땅을 나눠 농사를 짓는 ‘가족 단위 경작제’를 암묵적으로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북한의 가족 단위 경작제는 중국이 개혁개방 당시 농업 분야에 처음 적용했던 승포제(국가가 정한 일정 수확량을 초과하는 부분은 시장에서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와 비슷하다. ‘공동생산 공동분배’라는 사회주의 농업 시스템에서 벗어나 가족 또는 개인이 농사를 짓고, 국가에 바치고 남은 수확물은 가져도 좋다는 뜻이 담긴 것. 이것이 실현되면 북한이 ‘자본주의식 시스템’을 일부 도입한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까지 알려진 북한의 새 농업개혁은 농장원 15∼20명이 소속된 협동농장을 3∼6명 규모로 작게 나누는 방식이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북한 당국은 농민들에게 “다시 가구별로 땅을 나눠 농사를 지어도 문제 삼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개인농사를 인정하겠다는 것으로 북한 사회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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