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이 15일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아이튠즈’의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아이튠즈 음원 차트는 미국 인터넷·모바일 이용자들이 애플의 온라인 음악 매장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유료(1곡당 0.99~1.99달러)로 음악을 내려받는 횟수로 집계한다.

 

‘강남스타일’은 아이튠즈 음원 차트가 있는 세계 22개국 중 미국을 포함한 호주 덴마크 캐나다 아르헨티나 체코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리투아니아 파라과이 페루 슬로바키아 말레이시아 등 18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도대체 강남스타일의 어떤 점이 외국의 음악 팬들을 사로잡은 것일까요? 외신들은 ‘코믹하고 독창적인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를 강남스타일 열풍의 이유로 꼽았어요.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 도미니크 바설토는 최근 인터넷 기사에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대중의 시선을 쉽게 끌 수 있는 요소들로 이뤄져 있다”고 분석했지요. 싸이가 저작권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는 바람에 세계 각지에 있는 팬들이 다양한 패러디를 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인기 상승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단순히 뮤직비디오가 코믹하다고해서 아이튠즈 음원 차트 1위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뮤직비디오는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서도 공짜로 볼 수 있어 굳이 돈을 들여 노래를 내려받을 필요가 없으니까요.

 

미국에 정식으로 음반을 낸 적도 없는 싸이가 아이튠즈 음원 차트 1위까지 차지하게 된 데에는 그가 최근 미국의 각종 인기 TV·라디오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한 것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싸이는 4일 메이저 음반사 유니버셜뮤직과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미국의 아이돌 스타 저스틴 비버 등을 전담하는 매니저 스쿠터 브라운과 각각 계약을 맺은 이후 NBC ‘엘런 드제너러스쇼’ ‘투데이쇼’, 미국 최고의 시사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 잇따라 출연했습니다. 또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12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무대에 올라 말춤을 선보이면서 미국 내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싸이는 미국 보스턴대에서 국제경영학을 공부하다 버클리음대로 옮긴 유학파로 유창한 영어실력과 당당함도 미국인들을 사로잡은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김은정 기자 e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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