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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직업 24시] [이 직업 24시]“나는야 ‘팔딱팔딱’뛰는 할리우드산 활어 요리사!”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2-09-14 04: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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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번역가 이미도 씨를 만나다

[이 직업 24시]“나는야 ‘팔딱팔딱’뛰는 할리우드산 활어 요리사!”

인기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슈렉’ 등을 자막 없이 본다고 상상해보자. 등장인물의 영어 대사를 100% 이해하는 동시에 깔깔깔 웃을 수 있을까?

이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바로 외화번역가. 번역가들은 외국어 대사를 쉽고도 센스 넘치는 한국어 자막으로 바꿔줌으로써 우리가 영화를 더 맛깔 나게 즐기도록 해준다.

 

한국의 대표적인 번역가인 이미도 씨는 미국의 대형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월트디즈니, 픽사, 드림웍스의 화제작을 포함해 지금껏 400편이 넘는 외국영화를 번역해온 인물.

 

그를 만나기 위해 서울 강서구 수명초 5학년 도서영 양이 출동!

 

꾸준히 공부한 영어 덕분에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잡다

 

이 씨는 제일 먼저 자신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미군(미국 군인) 통역관이었던 이 씨의 아버지는 중학생이던 그에게 달랑 단어 하나를 주고 그 단어를 노트에 빼곡히 적는 연습을 시켰다. 앞뒤 한 페이지씩 총 다섯 장을 쓰면 ‘통과’.

 

이 혹독한 연습을 통해 그는 철자를 익히는 것뿐만 아니라 ‘외국어를 공부하는 자세’를 배웠다며 웃어보였다.

“아버지는 ‘한 단어를 익히더라도 정확히 알고 써야한다’고 강조하셨어요. 외국어 공부를 만만하게 보지 말라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지요.” (이 씨)

 

이런 훈련을 반복한 결과 그는 영어를 잘 하고 또 좋아하게 되었다.

 

그가 영어 말고도 좋아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영화’. 그는 한국외국어대를 졸업 후 해외 제작사에서 영화를 받아 국내 영화배급사에 소개하는 일을 하게 되었고, 이 일이 슬슬 지겨워질 때쯤 새로운 제안을 받게 된다. 함께 일하는 동료가 ‘영화를 번역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한 것.

이렇게 그는 1993년 영화 ‘블루’를 번역하면서 영화번역의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 이 일을 해오고 있다.

 

외화번역가는 어떻게 일할까?

 

‘번역가는 매일 회사에 출근해 하루 종일 번역만 하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도 양에게 이 씨는 자신의 직업이 ‘프리랜서’(하나의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하는 직업인)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흔히 ‘외화번역’이라고 하면 영화를 직접 보면서 자막을 즉석으로 만드는 줄 알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제일 먼저 현지 영화제작사로부터 대본을 받은 뒤 번역을 시작해요. 그 뒤 그쪽에서 명함사이즈만한 흑백영상을 보내주면 그걸 보면서 번역을 마무리하게 되지요. 제가 첫 번째로 보낸 자막이 입혀진 영상이 다시 도착하면 자막 길이가 적당한지, 위치는 잘 잡혀있는지 등을 확인해 완성된 번역을 또 보낸답니다.” (이 씨)

 

창의력+언어실력=훌륭해!

 

“외화번역가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요?” 도 양이 물었다.

 

이 씨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창의력’이라고 답했다. 창의력이 있어야 재미있는 외국영화를 관객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번역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쿵푸팬더 1편에서 주인공 ‘포’가 동료인 ‘크레인’(학)에게 “That Kungfu stuff was tough, right?”라고 말하는 장면을 예로 들었다. 이를 직역(단어 의미를 그대로 번역하는 방식)하면 “너도 쿵푸배울 때 힘들었지?”지만, 그는 “너도 예전에 ‘학’을 뗐지?”로 번역했다. ‘어려운 일로 진땀을 뺀다’는 우리말 ‘학을 떼다’와 크레인이 학이라는 점을 절묘하게 겹쳐 뜻을 통하게 한 것.

 

“개그콘서트의 코너 ‘꺾기도’ 대사를 영어로 바꾸는 일과 같아요. 단순히 영어실력만으로는 안 되겠죠? 하하.” (이 씨)

 

끝으로 ‘외화번역가’라는 직업을 한 마디로 정의해 달라는 도 양에게 그는 자신을 ‘할리우드산 활어 요리사’라고 말했다.

 

“미국영화의 원산지는 할리우드지요? 할리우드라는 바다에서 낚은 ‘활어’는 ‘영화 속 싱싱한 언어’로 해석할 수 있지요. 그 언어를 다루는 사람이 번역가인 겁니다.(웃음)” (이 씨)

 

▶손민지 기자 minji88@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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