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순 관람제로 전환한 지난달 28일에는 관람객이 전날보다 절반 이상 줄었지만 주요 전시관에 입장하려면 뙤약볕 아래서 5∼7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예약제에선 30분∼1시간만 기다리면 충분히 관람할 수 있었다.
3km 가까이 늘어선 대기 행렬에선 새치기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원칙이 무너지면서 모두가 피해자가 됐다. 하루 종일 줄서서 인기 전시관 두어 곳밖에 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여수엑스포가 관객을 모으는 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직위원회가 연휴에 관람객이 급증할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일찍 입장하면 현장 예약이 가능하다”고 안내한 잘못도 있었다. 하지만 예약문화가 정착돼 가던 터에 일부 관객의 항의에 놀라 예약제를 폐지한 것은 성급했다. 예약제는 유지하되 연휴 등엔 예약하지 않고 현장을 찾은 관람객에게 일정 비율의 입장권을 선착순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여수엑스포는 80개의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인파가 몰려 오래 기다려야 하는 곳은 아쿠아리움 등 몇몇 전시관 정도다. 국제관, 주제관, 기업관에도 볼거리가 많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해 즐길 수 있는 공연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아쿠아리움은 엑스포 기간이 끝난 뒤에도 계속 운영된다. 선진 예약문화와 관람객의 질서의식으로 여수엑스포가 세계의 모범사례로 남는 박람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동아일보 5월 30일자 사설]
▶정리=김은정 기자 e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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