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부모에 얹혀사는 30·40대 ‘캥거루족’이 300만 명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캥거루족은 학교를 졸업해 홀로서기를 할 나이가 됐는데도 부모 집에 얹혀살며 용돈을 받아쓰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신조어. 어미의 배에 붙어 있는 주머니에서 최대 1년을 보내야만 독립할 수 있는 캥거루의 습성을 빗대어 만든 말이다.

 

2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우리나라의 행정자치부)은 35~44세 국민 중 약 295만 명이 결혼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나잇대 6명 가운데 1명꼴이다. 1990년 112만 명, 2000년 159만 명과 비교할 때 크게 늘어난 수치.

 

총무성은 1990년대 문제가 됐던 20·30대 캥거루족이 중년이 되어서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부모에 얹혀사는 생활을 계속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 캥거루족의 경우 같은 나잇대의 평균 실업률보다 2배 이상 실업률이 높고 비정규직도 11.2%에 달했다.

 

야마다 마사히로 주오대 교수는 “홀로서기 하지 못하는 미혼자가 늘어나면 저출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해짐에 따라 처음 등장한 캥거루족은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 미국,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장재원 기자 j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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