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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 후보작품/산문]외할머니의 사랑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9-12-27 23: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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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 후보작품/산문]외할머니의 사랑

오늘은 토요일. 외할머니께서 오시는 날이다. 외할머니께서 오시는 날이면 나는 늘 대문 앞에 서서 외할머니를 기다린다. 큰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오시는 분은 분명 우리 외할머니이시기 때문이다. 보따리 속에는 참기름, 굴, 조개, 물고기, 감자 등 온갖 맛난 것들이 가득하다. 내가 외할머니께 응석도 부리고 학교생활, 친구들과 있었던 일, 공부하는 이야기를 들려드리면 할머니는 세상에 제일인 손녀인양 기특히 여기시며 자꾸만 듣고 싶어하신다. 할머니와 함께 목욕을 했을 때였다. 할머니의 작은 등을 깨끗하게 밀어드렸다. 할머니께서는 "윤주가 등을 밀어야 목욕을 한 것 같구나." 하고 말씀하셨다. "할머니, 오래오래 사세요. 제가 목욕하실 때마다 등을 깨끗하게 밀어 드릴게요." 라고 말씀드리면 "우리 윤주가 최고지."하시며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을 보니 할머니의 사랑이 듬뿍 느껴져 행복했다. 그날 밤 할머니와 엄마, 아빠가 이야기 하시는 것을 듣다가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외할머니께서 이상해지셨다. 말씀도 잘 못하시고 어딘가 많이 편찮으신 것 같았다. 며칠동안 할머니는 꼼짝도 못하시고 누워만 계시다가 결국은 병원으로 가셨다. 나는 무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였다. 학교를 마치고 외할머니 병 문안을 가기 위해 그동안 용돈을 아껴 모았던 돼지 저금통을 깨뜨려 병실에 누워 걔시는 할머니께 드릴 예쁜 머리빗을 샀다. 선물을 들고 병실에 들어간 나는 그만 깜짝 놀라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할머니의 상태가 그렇게 나쁜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며칠전의 할머니 모습은 조금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어머니께서는 눈물만 흘리고 계셨다. 할머니께 선물을 드렸지만 선물 포장도 못 뜯으셨고, 나를 알아보지도 못하셨다. "할머니, 윤주가 왔어요." 몇 번이나 그렇게 말씀 드려도 할머니는 아무 말씀도 못하셨다. 할머니의 그런 모습을 뵈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내가 할머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할머니를 뵙고 집으로 돌아온 그날 밤 늦게 전화가 왔다. 외할머니께서 그만 돌아가셨다고. 할머니께서 다 나으면 '우리집에서 함께 살자'고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얼마나 많이 할머니를 사랑하고 있는지 할머니께 말씀드리기도 전에 할머니는 무엇이 그리 급했던지 혼자서 먼 곳으로 떠나 버리시다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할머니, 사랑해요. 하늘 나라에서도 저희들을 지켜봐 주시고 편히 쉬세요.' 심윤주(전북 무주군 구천교 6)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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