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력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오늘의 키워드] 기초학력 진단 검사

‘기초학력’이란 무언가를 학습하는 데 필요한 기초적인 능력을 말해요. 특정 학습을 하는 데 직접적으로 요구되는 능력이 아니라, 읽기·쓰기·더하기·빼기와 같이 여러 학습 과정에 두루 걸쳐 필요한 일반적인 능력을 말하지요. 각 시·도 교육청은 기초학력 진단 검사를 통해 학습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파악하고 있어요. 서울시는 초1~고3 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 검사를 실시해요.

서울의 초중고교에서 실시한 기초학력 진단 검사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을 두고 찬반 의견이 거세요.

서울시의회는 최근 ‘서울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를 공포(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림)했어요. 이 조례(지방의 사무에 관해 제정하는 법)에 따르면 서울의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 검사를 한 뒤 그 결과를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외부에 공개할 수 있어요. 결과를 공개한 학교에 포상을 하는 내용 또한 포함됐지요.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자는 취지예요.

반발의 목소리도 나와요. 서울시교육청은 “기초학력 관리는 교육청의 권한인데, 이번 조례가 이런 권한을 침해한다”며 반대하고 있어요. 기초학력 진단 검사 결과를 공개하면 학교 간 서열(일정한 기준에 따라 순서대로 늘어섬)화와 학벌주의(출신 학교를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를 조장(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더 심해지도록 부추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요.

반면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기초학력 진단 검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요. 학교별로 교육 수준과 결과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알아야 학교와 교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학력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어동이 기초학력 진단 검사 결과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찬성해. 지난 3년 동안 우리의 일상을 덮친 코로나19는 학생들의 교육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어. 학생들이 학교에 제대로 등교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사교육을 통해 꾸준히 공부를 이어간 학생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학생들도 많아. 교육 격차(서로 다른 정도)가 걱정되는 상황이지. 기초학력 진단 검사 결과를 공개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학력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거야.

학생과 학부모도 자신과 자녀들의 학업 성취도에 대해 ‘알 권리’가 있어.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은 학생들의 성적을 공개해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있지. 기초학력 진단 검사 결과가 공개된다면 학교도 더 신경 써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될 테니 교육 수준도 높아질 거야.

▶어솜이 기초학력 진단 검사 결과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반대해. 진단 검사 결과가 공개되면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도 줄 세워질 거야. 내가 다니는 학교와 친한 친구가 다니는 옆 학교의 수준을 비교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지. 학부모는 자신의 자녀를 더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할 거고, 학력 수준이 떨어지는 학교에는 진학을 꺼리게 될 거야.

코로나19로 인해 학습 결손(어느 부분이 없거나 잘못되어서 불완전함)이 우려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은 알겠어. 하지만 시험 성적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경쟁을 부추기는 것만이 답일까?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좋을 거야.

어동이와 어솜이의 주장 중 누구의 주장에 동의하나요? 내 생각을 6월 8일(목)까지 어린이동아 온라인 카페(cafe.naver.com/kidsdonga)의 ‘어동 찬반토론’ 게시판에 올려주세요. 가장 논리적으로 주장을 편 어린이들의 의견을 뽑아 지면에 소개합니다.​

▶어린이동아 이선행 기자 opusno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