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작가를 만나다] ‘행복한 먼지’ 쓴 심순 작가
햇살이 내리쬐는 어느 날, 심순 작가님(사진)의 눈에 먼지가 들어왔어요. 평소에 보이지 않던 먼지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본 작가님의 머릿속은 상상하기 바빠졌지요. ‘행복한 먼지’는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어요. 작가님이 먼지에 주목했던 ‘그 날’로 함께 돌아가 볼까요?
Q. 어린이동아 독자들에게 작가님을 소개해주세요.
A. 안녕하세요. 이야기를 만드는 심순입니다.
1999년에 소설가로 데뷔한 저는 올해로 24년 째 작가로 살아가고 있어요. 처음 동화를 쓰게 된 것은 2018년 무렵이에요. 동화를 쓸 때는 단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하는데요. 어린이들에게 익숙한 단어로 감정이나 상황을 표현하는 것이 까다롭기 때문이에요.
어린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어른 못지않게 깊고 풍성하다고 믿어요. 어린이들도 어른들과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어린이가 읽을 수 있는 글을 쓴다기보다 어른, 아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Q. 작가로서의 삶이 궁금해요.
A.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 앞에서 보내지요. 너무 따분할 것 같다고요? 글을 읽거나 쓰는 일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에요. 어린이들도 각자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으면 해요. 글을 읽고 쓰는 과정이 재미있는 어린이라면 작가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고요.
저는 세상이 ‘이야기’에 의해 굴러 간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각각의 단어’가 아닌 ‘하나의 이야기’로 소통하지요. 같은 상황을 받아들이는 방법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개개인을 구별하는 것 또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작가로서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은 ‘당연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행복한 먼지’는 어떤 의문에서 비롯된 책인가요?
A. 흔히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걸 ‘눈에 보이게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이야기가 만들어졌어요.
주인공 ‘멍지’는 먼지예요. 늘 카펫 속에서 살던 멍지가 모험을 떠나고, 이를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아보았어요. 모험을 통해 마주하게 되는 상황 또한 평소에 ‘눈에 잘 보이지 않아 느낄 수 없던 것들’이랍니다.
어린이들도 멍지처럼 새로운 모험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어요. 끊임없이 낯선 환경에 부딪쳐야 성장할 수 있답니다.
Q. 낯선 환경과 마주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잖아요?
A. 겁낼 것 없습니다. 막상 부딪치면 그렇게 무섭지도 않을 거예요.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스스로에게 만족하고 나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가 중요해요. 내가 성장하고 단단해지는 과정을 느끼면 다른 사람의 평가나 칭찬, 비난 등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될 거예요.
가장 먼저 권하고 싶은 방법은 의문을 가져 보는 거예요. 의문을 가져야 답을 찾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나’라는 존재가 만들어질 수 있어요.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의문을 가져보세요. ‘행복한 먼지가 왜 행복할까?’ ‘행복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반드시 행복해야 살 수 있을까?’ 등이지요. 당연해 보이는 사실에 의문을 품다 보면 한층 더 깊고 넓은 세상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Q. 마지막으로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모험을 하는 것도 너무나 중요하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서 공상하는 시간도 보내기를 권해요. 책을 읽지도 않고, 휴대전화도 보지 않고 그저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는 거예요. 너무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며 여유를 찾았으면 합니다^^.
장르 동화│주제 모험, 도전, 존재 │봄볕 펴냄
먼지인 ‘멍지’ 가족은 유빈이네 방 카펫 한 귀퉁이에서 살고 있었어요. 다른 먼지들이 진공청소기의 습격을 받을 때도 멍지 가족은 손을 꼭 잡고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하루하루를 살아갔지요. 하지만 우연한 계기로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 서로 다른 곳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새로운 장소에서의 ‘모험’을 시작하며 멍지가 깨달은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심순 글, 정인하 그림. 1만2000원
▶어린이동아 이선행 기자 opusno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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