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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역사적 책임에는 끝이 없다”며 또 용서 구한 독일 대통령
  • 김재성 기자, 전선규 기자
  • 2023-04-25 1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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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오른쪽)이 ‘바르샤바 게토 봉기 80주년’ 행사에서 독일 국가수반으로는 처음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바르샤바=AP뉴시스


어린이들이 바르샤바 게토 봉기 80주년을 기념해 희생자들을 기리며 묵념하는 모습


[1] 19일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 있는 게토(유대인 거주지역) 영웅 기념비 앞.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폴란드 대통령, 이스라엘 대통령과 나란히 헌화(꽃을 바침)한 뒤 머리를 숙였어요. 이곳은 1943년 바르샤바의 유대인들이 나치의 강제수용소 이송에 저항하다 1만3000여 명이 사망한 것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1970년 당시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가 무릎을 꿇고 나치의 만행에 사죄(지은 죄나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빎)하면서 전 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장소이기도 해요.


[2]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연설에서 “여러분 앞에 서서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어요. 이어 “독일인의 역사적 책임에는 끝이 없다”며 과거사를 계속 반성하겠다는 뜻을 밝혔지요. 앞서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이스라엘 러시아 폴란드 등 제2차 세계대전 피해국들을 방문해 “야만적인 범죄에 깊이 부끄럽다” “수치스러운(다른 사람들을 볼 낯이 없거나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일”이라고 수차례 사죄했어요. 1985년 “과거에 대해 눈을 감은 자는 현재도 보지 못한다”고 한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전 대통령 등 *독일 정부의 사과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요.


[3] 독일 내에서도 과거사(이미 지나간 때의 일)는 그만 이야기하자는 여론이 적지 않아요. 2020년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3%가 ‘이제 나치 시대와 단절해야 할 때’라고 답했어요. 극우(극단적으로 보수주의적인 성향)세력이 늘면서 새로운 나치주의를 내세우는 정당도 생겨났어요. 그럼에도 독일 정치의 주류인 기민당과 사민당의 지도자들은 과거사에 대해 한결같은 태도를 보여왔고, 이는 유럽 통합의 기틀(어떤 일의 가장 중요한 계기나 조건)이 됐어요. 이제 나치의 최대 피해국 이스라엘도 “독일은 유럽의 도덕적 나침반”이라고 평가해요.


[4] 일본도 과거사에 대해 여러 차례 사과를 했다고 주장해요. 일본군 위안부 모집의 강제성을 인정하며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던 1993년 고노 담화,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던 1995년 무라야마 담화가 있지요. 하지만 독일처럼 일본이 진정으로 반성했다고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사과의 필수 요건인 일관성(방법이나 태도 따위가 한결같은 성질)과 진정성(진실하고 참된 성질)이 없어서예요.


[5] 2015년 위안부 합의 당시 아베 신조 총리는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언급하더니 한 달도 안 지나 “위안부를 강제연행(강제로 데리고 감)한 증거가 없다”고 말을 바꿨어요.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강제징용(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조선인을 강제로 동원하여 부리던 일)에 대해 “역대 내각(정부)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애매한 표현을 쓰더니 며칠 만에 과거사를 더 왜곡하는 초등학교 교과서를 내놨어요. 메르켈 총리는 2015년 일본 방문 당시 “독일이 여러 나라와 화해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했기 때문”이라고 일본에 ㉠일침을 놨어요. 사과하는 시늉(흉내 내어 꾸미는 짓)만 내면서 과거사 문제의 본질을 교묘하게 피하는 행태는 일본의 국격(나라의 품격)만 떨어뜨릴 뿐이에요.


동아일보 4월 20일 자 장택동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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