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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1그램, 0.5그램짜리 선물 금반지 유행
  • 김재성 기자, 전선규 기자
  • 2023-04-04 15: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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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아기가 태어나서 처음 맞이하는 생일인 첫돌을 기념하는 돌반지. 동아일보 자료사진



순금으로 만든 막대인 골드바


[1] 전국 금은방(금과 은을 가공하거나 사고파는 가게)에서 1g짜리 순금 돌반지를 팔기 시작한 건 2011년 6월부터예요. 찾는 손님이 많아서라기보다 정부와 귀금속(값이 비싼 금, 은, 백금 등의 금속) 업계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결과였지요. 정부는 일제의 잔재(낡은 생활 양식의 찌꺼기)인 ‘돈’ 대신 국제 표준인 ‘그램(g)’을 정착시키고자 했고, 업계는 치솟는 금값 때문에 손님이 뚝 끊긴 돌반지 시장을 살리고 싶었어요. 그해 동일본 대지진, 유럽 재정위기,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같은 온갖 악재가 겹치면서 국제 금값은 역사적 고점(높은 지점)을 찍었어요. 국내에서도 순금 한 돈(3.75g)이 25만 원을 넘어섰지요.


[2] 정부가 당시 소비자물가지수(물건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지수) 대상에서 금반지를 제외하자 물가 상승률이 0.2%포인트나 낮아졌을 정도. 물가 상승률을 낮추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결국 금반지는 물가 산정(셈하여 정함) 품목에서 빠졌어요. 그렇게 1g 반지 제작용 금형(쇠붙이를 녹여 붓도록 되어 있는 틀)이 전국에 보급됐고, 겉모습은 한 돈짜리와 똑같지만 두께는 얇은 6만 원대 돌반지가 등장했어요. 그래도 1g 반지는 낯간지럽다며 현금 봉투를 준비하는 사람이 많았지요.


[3] 정부와 업계의 노력에도 시큰둥했던 1g짜리 돌반지의 인기가 요즘 뜨거워요. 10만 원이 든 현금 봉투보다 1g 금반지가 훨씬 더 비싸졌기 때문이에요. 10만 원 봉투는 부담되고 5만 원은 약소하다며 0.5g짜리 돌반지를 선물하는 젊은층도 많아졌어요. 2011년의 고점 이후 오랜 세월 암흑기를 거쳤던 금값이 다시 ㉠천정부지로 뛰면서 나타난 변화. 세공비(손으로 정밀하게 만들고 다듬는 데 드는 비용)를 더하면 요새 금반지 한 돈은 40만 원이 넘어요.


[4] 금은 ‘불안 심리’를 먹고 살아요. 팬데믹 위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거쳐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은행 위기까지 불거지면서 금 가격은 사상 최고가(가장 비싼 값)를 새로 쓰고 있어요. 글로벌 경기 침체에 지정학적(정치 현상과 지리적 조건), 경제적 불안이 일상화되자 그야말로 새로운 *골드러시가 펼쳐진 모습. 이에 힘입어 세계 중앙은행(나라의 금융, 통화 정책을 세우는 은행)들도 공격적으로 금 사재기(물건값이 오를 것을 예상하고 큰 이익을 얻기 위해 물건을 몰아서 사들임)에 나서고 있어요. 국내 편의점에는 최대 열 돈짜리 골드바(순금으로 만든 막대)를 구입할 수 있는 ‘금 자판기’까지 등장했는데 인기가 많아 돌반지, 금 모양 카네이션 등 판매 상품을 늘린다고 해요.


[5] 치솟는 금값에 장롱에서 잠자던 금붙이(금으로 만든 물건)도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요즘 서울 종로3가 귀금속 거리에는 금을 사는 손님보다 파는 사람이 더 많고,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하루 10건 안팎의 돌반지 판매 글이 올라와요. 금니를 팔려는 사람도 늘었다고. 한 돈 금반지를 팔면 당장 30만 원 정도를 손에 쥘 수 있으니 높은 물가, 높은 금리(빌려준 돈이나 예금에 붙는 이자의 비율)로 한 푼이 아쉬운 서민들에겐 적지 않은 돈이지요. 불황(경제 활동이 침체되는 상태)이 불러온 역(반대 또는 거꾸로) 골드러시라 할 만해요. 치솟는 금값을 보는 마음이 마냥 편치만은 않은 이유입니다.


동아일보 3월 31일 자 정임수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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