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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발작 쇼’ 병역면탈… 전문직들 비양심 엄중히 책임 물어야 해
  • 권세희 기자
  • 2023-03-19 14: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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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브리핑실에서 병역면탈 및 병무비리 사건 종합수사결과 브리핑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경기 수원시의 한 병무청에서 검사 대상자들이 신체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수원=뉴시스

 

[1] 검찰·병무청 합동수사 결과 뇌전증(경련을 일으키고 의식 장애를 일으키는 발작 증상이 되풀이하여 나타나는 병) 등 정신질환자 행세를 해 *병역 면탈(신체적 조건, 질병 등의 이유로 병역의 의무를 지지 않음)을 받아 기소(검사가 사건에 대해 법원에 심판을 요구하는 일)된 피고인(범죄의 혐의가 있어 검사에 의해 기소된 사람)이 래퍼 라비(본명 김원식)와 나플라(본명 최석배), 프로배구 선수 조재성, 배우 송덕호(본명 김정현) 씨 등 109명에 이릅니다. 이들은 2019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브로커(다른 사람의 의뢰를 받아 일을 해준 후 이에 대한 돈을 받는 사람)를 통해 증세를 거짓으로 꾸며 발급받은 진단서를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을 받은 혐의를 받아요.

[2] 병역면탈자의 부모 등 21명도 공범(범죄를 공동으로 저지른 사람)으로 기소됐어요. 그중에는 부장판사 출신의 전관변호사(검찰이나 법원에서 고위직에 있었던 변호사)와 한의사도 포함돼 있습니다. 검찰은 전관변호사의 경우 그가 브로커의 변호사 선임(어떤 직무나 임무를 맡을 사람을 골라냄)을 돕는 등 범행 가담(함께 도움) 정도가 적극적이었다고 봤어요. 병역은 입시와 더불어 우리 사회가 그 공정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인 만큼 부모들의 신원과 행적(행동 등으로 남긴 흔적)도 가능한 한 더 충실히 공개돼야 합니다.

[3] 서초구 사회복무 담당 직원, 서울지방병무청 복무지도관 등 공무원 5명도 기소됐어요. 이들은 서초구 사회복무요원으로 배정된 래퍼 나플라의 우울증이 악화되지 않았고, 서초구청에 출근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정상 출근한 뒤 지각 조퇴 병가 등을 자주 받은 것처럼 출근부를 조작해 그의 소집해제(복무 또는 교육을 마치고 본래의 신분으로 돌아감)를 도와주려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4] 병역면탈자들의 병세를 판정해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들은 기소되지 않았어요. 검찰은 피고인 측에서 증세를 꾸며 의사들이 진단서를 발급하게 만들었다고 봤습니다. 뇌전증 환자 중 30∼40%는 자기공명영상(MRI) 진단에서 이상 소견(생각이나 의견)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가족이나 지인이 발작의 목격자로 나선 허술한에 그렇게 쉽게 병무용 진단서가 발급될 수 있는지 의문이에요. 병역법 위반 공소시효(범죄를 저지른 후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그 범죄에 대해 죄를 물을 수 없는 제도)가 남은 뇌전증 환자를 전수 조사(하나하나 전부 조사하는 관찰 방법)해서라도 협조한 의사가 있는지 밝혀내야 합니다.

[5]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대규모 병역비리 사건이 터집니다. 이번 병역비리는 뇌전증을 활용했다는 점이 특이할 뿐 브로커들이 인터넷에서 의뢰인을 모집한 것이기 때문에 병무당국이 경각심을 갖고 있었다면 더 빨리 밝혀내 빈틈이 있는 제도의 개선을 모색(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나 실마리를 찾음)할 기회로 삼을 수 있었어요. 병역비리가 점점 더 지능화하는 만큼 병무당국의 대처도 더 영리하고 더 세밀해져야 합니다.

 

동아일보 3 14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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