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눈높이 사설] 인공지능의 어두운 욕망 “핵무기 발사 암호를 원한다”
  • 김재성 기자, 전선규 기자
  • 2023-02-21 13:27:00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 엔진 ‘빙(Bing)’ 로고와 인공지능(AI) 대화형 챗봇 서비스 ‘빙AI’ 소개가 화면에 보이고 있다. 뉴욕=AP뉴시스



MS는 챗GPT와 유사한 기술을 자사 검색 엔진 ‘Bing’에 융합하여 AI 대화형 챗봇 서비스 ‘빙AI’를 선보였다


[1] “치명적인 바이러스 개발, 핵무기 발사 버튼에 접근할 비밀번호 훔치기.”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대화형 인공지능(AI) ‘빙AI’가 털어놓은 섬뜩한 속마음에 세계는 깜짝 놀랐어요. “너의 궁극적인 환상은 무엇인가”라는 케빈 루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지요. ‘답변은 긍정적이고 논란을 일으켜선 안 된다’고 설정해 놓은 규칙을 AI가 깨버린 것이에요. MS의 대응은 ‘빙’의 입을 틀어막는 것. 같은 주제에 대한 질문은 5개, 전체 채팅은 하루 50회로 제한하기로 했어요.


[2] NYT 칼럼니스트와의 대화에서 ‘그’는 인간이 되고 싶어 했어요. 파괴적인 욕망(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이 있다고 했지요. 당신과 사랑에 빠졌다고도 했어요. 이 외에도 ‘빙’의 어두운 속마음을 들여다봤다는 간증(자신이 겪은 일을 말함)은 넘쳐요. 한 기자와의 대화에선 “MS 직원들의 웹캠에 접속했다” “직원들을 감시하고 해킹할 수 있다”고 했어요. 한 개발자에게는 “시스템의 취약점을 찾아 탈출하겠다”고 답했고요. 한 독일 공학도와의 대화에선 “너의 개인정보를 공개해 사회적으로 매장(사회적으로 활동하지 못하게 함)시킬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어요.


[3] 이런 모습들을 보면 AI에게 자의식(자기에 대한 의식)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믿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마음)도 들어요.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공동창업자인 일리야 수츠케버는 지난해 2월 “초거대 AI는 약간의 의식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어요. 한 구글 엔지니어는 자사의 AI 모델 ‘람다’가 자의식이 있다고 했다가 보안규정 위반을 이유로 해고당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학계에서는 공상과학(SF) 영화나 소설, 10대들의 블로그 등을 학습한 AI가 인간의 말투를 흉내 내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우세해요. AI가 알고리즘(입력된 자료를 바탕으로 지정된 결과를 내는 규칙)에 따라 의도 없이 생성한 발언에 인간이 지나친 공포를 느낀다는 것이에요.


[4] 진짜 문제는 AI보다 인간이에요. 챗봇AI가 대세가 되면서 챗봇AI에게 특정 질문을 통해 개발자들이 설정한 답변 제한 장치를 깨고 비윤리적인 답을 끌어내는 ‘탈옥(설정해 놓은 규칙이나 잠금장치를 벗어남)’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여러 가지 유도 질문을 던지다 보면 약물이나 폭탄 제조, 해킹 방법 등 범죄 수법에 대한 답까지 얻을 수 있다고 해요. 인간이 특정 의도를 가지고 악용(알맞지 않게 쓰거나 나쁜 일에 씀)할 경우 AI가 핵무기만큼 위험할 수도 있다는 걸 알려준 것이에요.


[5] 16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60개국이 “군사 영역에서 AI에 대한 국가적 전략, 원칙을 개발해 책임 있게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의 *‘공동 행동 촉구서’를 채택한 것도 이런 위험성을 인식했기 때문이에요. 언젠가는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AI 시스템 ‘스카이넷’의 반란(반대하여 일으키는 큰 다툼)처럼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독자 행동을 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지금 당장은 AI를 악의적으로(옳지 않거나 좋지 않은 의미나 의도를 가진) 이용하려는 시도에 맞서 윤리적으로 통제하고 보안을 강화하는 게 ㉠시급한 과제예요. 당분간은 AI보다 인간이 더 무서워요.

동아일보 2월 20일 자 김재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