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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법인차 번호판, 연두색으로 바꾼다는데…
  • 권세희 기자
  • 2023-02-05 14: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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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법인승용차 전용 번호판 도입 방안 공청회’에서 녹색 바탕의 법인 승용차 전용 번호판(위)이 공개된 모습. 뉴시스


‘법인승용차 전용 번호판 도입 방안 공청회’에서 법인차 전용 번호판 디자인 사례가 발표되는 모습


[1] *법인(법률상의 권리나 의무의 주체일 수 있는 집단이나 단체)용 차량 번호판 색깔이 이르면 7월부터 연두색으로 바뀝니다. 업무용 차량이라는 것을 알게 해 이를 사적으로 남용(함부로 씀)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해요. 제도 시행 이후 새로 등록할 것으로 추산(짐작으로 미루어 셈함)되는 연간 15만 대가량의 법인차가 대상. 현재 법인 명의(문서상의 권한과 책임이 있는 이름)로 등록돼 있는 344만 대에 대해서는 세제 감면(세금을 줄이거나 면제하는 일) 등 혜택으로 번호판 교체를 유도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입니다.


[2] 대당 가격이 4억 원에 이르는 맥라렌은 한 해 팔린 차량이 전부 법인차로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롤스로이스, 페라리, 람보르기니, 벤틀리 같은 고급 슈퍼카들도 법인차 비율이 모두 80%를 넘어요. 이런 차량을 회사 비용으로 사들여 사적으로 쓰는 얌체족들의 일탈행위(사회적 규범으로부터 벗어나는 행위)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요. 문제는 이를 잡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선의의 피해자들이에요. 개인 사업자들은 사실상의 사회적 낙인찍기(벗어나기 어려운 부정적 평가를 내리는 것)라고 반발해요. “돈 많이 벌어 세금 많이 내는 기업의 법인차에는 골드나 플래티넘 번호판을 달아 사회적으로 존경받도록 하자”는 역제안도 들려요.

 

[3] 법인차는 회삿돈으로 구매, 운용(부리어 씀)되고 감가상각(토지를 제외한 고정 자산에 생기는 가치를 셈하는 회계상의 절차) 등에 따른 세금과 보험 혜택을 볼 수 있어요. 업무용 자산이기 때문에 당연히 주어지는 혜택입니다. 그런데 이런 점을 악용(나쁜 일에 씀)한 탈세(세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내지 않는 일) 행태(행동하는 양상)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어요. 3년 전 탈세 혐의로 세무당국에 적발된 한 사업가는 슈퍼카를 6대나 법인차로 등록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의 가족들이 각자의 자가용처럼 타고 다녔어요. 당시 그를 포함해 집중 세무조사 대상이 된 9명이 법인차로 등록한 슈퍼카는 모두 40대가 넘었습니다. 차량 가격을 모두 합치면 100억 원대였어요.


[4] 요즘 고가 수입차 매장에는 구매 문의를 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늘었어요. 법인차 전용번호판제가 예고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미 나타난 흐름이지요. 번호판 색깔이 바뀌기 전에 미리 사두자는 것. ‘연두색 번호판’으로 불필요하게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5] 슈퍼카를 굴리며 탈세(세금을 내지 않는 일)를 일삼는 부도덕한 사업가는 마땅히 찾아내서 엄벌(엄하게 벌을 줌)해야 해요. 심각한 경우는 횡령(불법으로 차지해 가짐) 등의 책임을 물어 처벌하는 방안도 찾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달도록 일괄적 행정조치를 내리는 건 또 다른 문제입니다. 편법(정상적 절차를 따르지 않은 방법)과 불법에 대한 ‘핀셋’ 단속과 처벌 강화 같은 정공법(정면으로 공격하는 방법)은 놔둔 채 자칫 법인차 전체에 ‘주홍글씨 낙인’을 찍어버리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법인차 구매 시 기준과 조건을 강화하고, 일정 금액이 넘는 고가 차량에 대해서는 법인세(법인이 내는 세금) 혜택을 없애버리는 것 등도 같이 검토해 볼 만한 해법이 될 수 있어요.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일은 아닌지 다시 한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어요.


동아일보 2월 1일 자 이정은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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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khkim654800   2023-06-02

      녹색으로 번호판이 체인지되는군요 기존엔 법인차 개인차 구분이 불가능했는데 이번엔 진짜 그렇게 되니까 참 좋군요 우리 엄마차도 조만간 반납인데 의견을 물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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