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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의대가 뭐길래, SKY 자퇴생이 1874명
  • 이선행 기자
  • 2023-01-31 14: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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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료진이 어린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모습


수험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전국에서 의대 합격생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학교는?” 답을 과학고나 자사고 같은 유명 고교에서 찾으려고 하면 이미 출발부터 틀렸다고 해요. 정답은 ‘서울대’. 서울대생 가운데 재수(입학시험에 떨어져 다음 시험을 위해 공부하는 것)나 반수(평균 재수 기간의 반절 동안만 공부하는 것)를 해서 의대에 가는 학생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의 우스갯소리지만 최근 대학에 불고 있는 ‘의대 쏠림’ 현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종로학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서 자퇴(스스로 학교를 그만둠)한 학생이 1874명으로 전년 대비 40% 늘었어요. 이들 대학의 입학 정원(정해진 인원)이 대략 1만 2000여 명이니까 6명 중 1명꼴로 어렵게 얻은 학생증을 자진 반납한 셈이지요. 이들 자퇴생의 75%는 자연계열(수학, 과학 분야를 다루는 계통)로 대부분 수능을 다시 쳐서 의약 계열에 지원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자퇴생이 많아지면서 학과 운영이 어려워졌다는 하소연(딱한 사정을 말함)도 나옵니다.


어떤 난관(어려움)이 있어도 의대에 들어가겠다는 것은 과학·기술 인재를 키울 목적으로 설립된 과학고, 영재고 학생들도 마찬가지. 일부 과학고는 ‘의학 계열 대학에 진학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쓴 학생만 입학시켜요. 만약 서약을 어기고 의대에 진학하면 장학금·교육비 환수(도로 거두어들임), 대입 추천서 제외 등의 불이익을 주지요. 하지만 올해 입시에서 서울과학고는 3학년 정원의 32%인 41명, 경기과학고는 19%인 24명이 의대에 지원했습니다. 그동안 지원받은 교육비 500만∼600만 원을 토해 내는 건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의대 선호 현상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시작됐지만 최근 강도가 더 세졌습니다. 의대에 목을 매는 이유는 의대 졸업 후 누릴 수 있는 직업적 안정성과 고소득 때문이에요.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의사의 평균 연봉은 2억3070만 원. 대기업 평균 연봉 7000만 원의 3배를 넘어서지요. 개원의(개인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는 더 높아 평균 3억 원 가까이 됩니다. 청년 취업문은 점점 좁아지는데 의대에 입학만 하면 장밋빛 미래의 문을 열 수 있으니 실력만 있다면 싫다고 할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상위권 대학 학생들의 무더기 자퇴로 공백이 생기면 중위권 대학 학생들이 편입(학교를 그만 두고 다른 학교에 들어감)을 위해 재수나 반수를 하고, 다시 지방대 학생들을 자극하는 도미노 현상이 벌어집니다. 이처럼 의대가 블랙홀처럼 우수한 인재들을 빨아들이는 것은 대학 교육과 인재 관리 측면에서 국가적으로 큰 낭비예요. 의대 쏠림은 결국 다른 선택지가 불확실하다고 여기기 때문. 기술과 아이디어로 창업(사업을 처음 시작함) 등에 도전할 만한 환경이 부족하고,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 힘들다고 보는 것입니다. 자신의 가치와 적성을 펼치는 데 있어 의대만큼 매력적이고 보상 받을 수 있는 길이 많아야 의대 쏠림이 사라질 수 있어요. 쉽지 않은 길을 가야 하겠지만 정부와 산업계, 교육계가 차근차근 숙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동아일보 1월 26일 자 서정보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이선행 기자 opusno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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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macmaca   2023-01-31

      불법강점기로부터의 한국의 해방, 임시정부의 정통성, 국사 성균관 자격 성균관대의 헌법.국제법자격, 국사 자격은 바뀌지 않습니다.원래 양반.귀족.고위성직자, 사상가,교수,역사학자,철학자,文人, 법조인,고위공무원,CPA,기업가,금융인 되는 전통적인 학과가 문과입니다. Royal대인 성균관대, 서강대 그뒤에 주권.자격.학벌은 없지만, 대중언론.입시지에서 도전세력을 형성한 점쇠(일본에서는 천황)가 만든 마당쇠 서울대, 그뒤 일제강점기 초급대출신 비신분제 대학들인 연세대, 고려대의 문과입학.졸업은 한국사회에서 사회를 움직이는 세력에 합류하는 방법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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