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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엿가락처럼 휜 신도림 보도교
  • 김재성 기자
  • 2023-01-08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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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역 인근 보도육교가 주저앉아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뉴시스



[1] 서울 도림천을 사이에 두고 지하철 신도림역과 도림동을 잇는 보도육교(보행자의 통행을 위해 만든 육교)가 2일 밤과 3일 새벽 사이에 엿가락처럼 휘어 주저앉았어요. 추운 밤이라 다리와 그 아래 천변(냇가의 주변) 산책로를 지나는 사람이 없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요. 철제(쇠로 만듦) 소재로 된 다리는 올겨울 기온차가 심해 수축(부피나 규모가 줄어듦)과 팽창(부풀어서 부피가 커짐)을 반복하다가 재질이 변형된 끝에 휘어졌을 것으로 분석돼요.


[2] 영등포구에 따르면 이 다리는 상·하반기 한 번씩 정기점검을 받는데 가장 가까운 지난해 12월 정기점검에서 안전 A등급을 받았어요. ㉠육안 점검이 대부분이었다고 해요. 지난해 12월 31일 인근 아파트 주민에 의해 행정안전부 ‘안전신문고’에 아치형(활과 같은 곡선으로 된 형태) 겉모양이 직선으로 바뀌는 등 붕괴 조짐이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됐어요. 행안부로부터는 2일 오후 4시쯤에야 신고 내용이 구청에 전달됐지요. 구청에서는 담당 직원이 그날 저녁에 현장에 나가봤다고 하는데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고 그날 밤 다리가 주저앉았습니다.


[3] 이 다리는 만들어진 지 6년밖에 되지 않았어요. 시행사는 재작년 폐업한 것으로 보아 견실한(하는 일 등이 믿음직스러운) 회사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여요. 교각(다리를 받치는 기둥)이 없는 아치 형태로 아무리 보도교라고 하지만 폭은 2.5m에 불과한 반면 길이는 무려 104.6m에 이르러 안전감을 주지 못했지요. 준공 당시부터 철제 다리가 길이에 비해 폭이 너무 좁아 쉽게 변형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합니다.


[4] 올겨울이 예년보다 춥다고 하지만 30도 기온차도 버티지 못하는 다리라면 설계와 시공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담당 직원이 신고 내용을 안 직후 현장에 나가본 것이 사실이라면 최소한 통행 제한 조치라도 취했어야 하는데 하지 않았어요. 정기적인 안전점검도 형식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커요.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두 달이 갓 지났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다중(많은 사람) 행사만이 아니라 교량(사람이나 차량이 건널 수 있게 만든 다리)을 비롯한 전 분야에서 안전점검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동아일보 1월 5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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