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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9인명구조견 '마루' 은퇴..."실종자 찾으면 '멍멍' 짖었죠!"
  • 권세희 기자
  • 2022-11-29 10: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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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찾으면 ‘멍멍’ 짖었죠!”

‘킁킁킁….’

험준한 산에 올라 코를 들썩이며 실종자를 찾는다. 수색에 한창인 ‘119인명구조견(이하 인명구조견)’의 모습이다. 인명구조견은 산사태, 건물 붕괴(무너짐) 등 다양한 재난 상황에서 실종자를 수색하고 구조하는 역할을 하는 개를 말한다.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의 ‘마루’도 약 7년간 인명구조견으로 활동하며 강원도민의 생명지킴이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열린 ‘제11회 전국 119구조견 경진대회’에서 개인 부문 우승을 차지하며 남다른 능력을 뽐내기도 했다.

늠름하게 활약했던 마루가 지난 10일 모든 구조 업무를 마무리하는 은퇴식을 했다. 이날 마루는 ‘구조견 조끼’를 벗고 공로패(공로를 세워 주는 상패)와 꽃목걸이를 받으며 일상으로 돌아갔다. 마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담대한 마음은 필수


마루가 7년간의 활동을 끝내고 은퇴식을 하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인명구조견으로 활동한 마루의 모습. 최헌 소방장 제공


안녕! 내 이름은 마루야. 2012년 6월 15일에 태어나 올해로 만 10세가 됐지. 이 몸은 2015년 12월 강원도소방본부로 배치된 후 무려 7년 동안이나 인명구조견으로 활동한 베테랑 중에 베테랑! 나와 같은 인명구조견은 특수임무를 위해 고도의 훈련을 받는데, 재난 현장 등에서 실종자의 위치를 찾아 소방관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해.

냄새만 잘 맡으면 인명구조견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한 친구들도 있겠지? 후각과 청각은 우리가 갖춰야 할 기본 능력! 인명구조견은 사람보다 최소 1만 배 이상 뛰어난 후각과 약 50배 이상 뛰어난 청각을 바탕으로 임무를 수행해.

하지만 우린 사람들의 생명과 직결(직접 연결됨)되는 현장에 투입되기 때문에 이외에도 다양한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소유욕’과 ‘대인 친화 능력’이 대표적이야. 소유욕은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을 말하잖아? 소유욕이 있어야 목표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찾을 수 있어. 또 어릴 때부터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친화력을 기르는 연습도 했어. 사람을 만나도 짖거나 물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야. ‘오들오들’ 겁이 많아서도 안 돼. 이름 모를 야산을 늠름하게 뛰어다니는 일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거든!


179회 출동한 베테랑!

재난 현장에서 수색을 하고 있는 마루의 모습

이런 능력은 하루아침에 얻은 게 아냐. 산악 지형, 재난 현장 등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실제 현장에 투입되기 전 약 2년간 종합전술 분야 교육을 받았거든! 이후 평가에서 당당히 통과해 인명구조견으로 임명됐어. 나는 구조견으로 활동하면서 구조 현장에 179회 출동해 생존자 6명과 사망자 5명을 직접 찾았단다.

실종자를 수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야. 수색의 범위가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고,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장 유력한 곳을 정해 수색하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곳도 수색해야 할 때가 많아서 쉽지 않단다.

하지만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찾아내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걸 볼 때면 뿌듯했던 기억이 생생해. 지난 10월 강원 속초시에서 80대 실종자를 가족들에게 안전하게 돌려보낸 일을 끝으로 구조견으로서의 임무를 마쳤어.



환상의 짝꿍 ‘핸들러’


최헌 소방장과 마루


인명구조견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있는데, 바로 ‘핸들러(훈련사)’야. 핸들러는 인명구조견과 함께 훈련하고 현장에 나서는 소방관! 핸들러와 구조견은 둘도 없는 단짝친구이자 동료야. 인명구조견이 실종자를 찾으면 핸들러가 도착할 때까지 ‘멍멍멍!’하고 큰 소리로 짖어. 그럼 핸들러가 내 위치를 파악하지.

동해소방서의 최헌 소방장은 나의 핸들러로 7년간 함께 했어. 장애물 극복훈련, 산악수색, 야지(산이 적고 들판이 넓은 지대) 수색 등 각종 훈련은 물론 실제 현장에도 같이 나가며 끈끈한 신뢰를 쌓았지.

보통 인명구조견은 8세를 전후로 은퇴해. 각종 산악·붕괴 지형의 거친 현장에서 활동하는 바람에 우리의 몸의 뼈나 근육 등에 무리가 많이 가거든…. 이렇게 은퇴한 구조견은 분양 공고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분양돼. 앞으로 내가 어디로 가는지 궁금하지? 최헌 소방장이 나를 분양하면서 우린 계속 함께 하기로 했어. 이제 일선(일을 하는 데 앞장섬)에선 물러나지만, 영혼의 단짝과 함께하게 될 남은 견생도 기대된다구!


도움말=동해소방서 최헌 소방장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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