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개최하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이 21일 새벽 막을 올렸습니다. 중동의 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카타르에서 월드컵이 열리게 됐어요. 카타르는 페르시아만으로 튀어나온 면적 1만1500㎢의 작은 나라로 우리나라 경상남도(1만540㎢)와 비슷해요. 이슬람교를 국교(나라가 법으로 정해 믿도록 하는 종교)로 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다른 나라에서 열렸던 월드컵보다 색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고 해요.

최초의 가을 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결승전이 치러지는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 앞에 월드컵 트로피 조형물이 설치됐다. 도하=뉴시스

4년 마다 열리는 FIFA 월드컵은 원래는 6, 7월에 열리지만 카타르 월드컵은 가을, 겨울에 해당하는 11, 12월에 열리지요. 카타르의 여름 날씨는 최고 50도까지 올라갈 정도로 매우 뜨겁기 때문에 이 같은 기후에 익숙하지 않은 세계의 선수들이 피로감을 느껴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까봐 FIFA는 기후가 비교적 온화해지는 가을에 카타르에서 월드컵을 열기로 결정했어요. 11월에도 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른다고 하니 한국처럼 시원한 편은 아니지요.

가을 월드컵의 개최는 실수였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어요. 유럽의 프로축구리그가 대부분 가을에 시즌을 시작하기 때문에 시기가 겹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의 주장인 손흥민 선수는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다가 얼굴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는데요. 이처럼 리그에서 뛰다가 부상을 입어 월드컵에 출전하기 어려워진 선수들이 속속 나왔어요. 손흥민 선수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멋진 마스크를 끼고 대표팀에서 활약할 예정!

선수와 관중이 모두 ‘쿨’한 경기장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에 설치된 냉방 시스템. FIFA 홈페이지 캡처

카타르는 작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중동의 나라처럼 에너지 자원 수출 강국. 특히 액화천연가스(LNG)라고 불리는 자원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수출하는 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만 달러(약 1억 원)가 넘는 부자 나라인데, 이렇게 벌어들인 돈을 바탕으로 2200억 달러(약 291조 원)를 들여 경기장을 비롯해 도로와 공항, 호텔을 지었어요.

특히 경기장 관중석은 공기를 시원하게 만들기 위한 최첨단 기술이 적용돼 ‘꿈의 경기장’이라 불리고 있어요. FIFA에 따르면 총 8곳의 경기장 중 7곳에 냉방 시스템이 적용됐습니다. 관중석 의자 아래쪽에 시원한 바람이 솔솔 나오는 구멍이 경기장 마다 1500개씩 설치되어서 경기장 전체의 온도가 평균 20도 정도로 유지된답니다.

이는 원래 자동차의 냉방 시스템을 연구해온 카타르대의 사우드 압둘 가니 박사가 고안한 것인데요. 내리쬐는 태양열로 생산된 전기 에너지로 차가운 물을 만들고 관을 통해 경기장으로 흘려보내어 시원한 공기가 나오게 하는 원리! 온실가스 배출을 막을 수 있어 친환경적인 이 시스템은 카타르의 쇼핑센터에도 적용됐다고 해요.

보다 빠르고 공정한 심사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을 활용해 축구공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모습

보다 공정한 심판을 위해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월드컵 사상 최초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헤아리며 읽음)’ 기술이 도입됩니다. 오프사이드는 축구 경기에서 패스를 받은 선수 앞에 상대팀의 선수가 1명도 없을 때 선언되는 반칙. 오프사이드를 판정하기 어려울 때는 비디오 판독이 실시되는데 경기의 흐름을 끊는다는 문제가 있었어요.

판독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실시하기 위해 도입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은 경기장에 설치된 12대의 카메라를 통해 구현돼요. 축구공에 센서를 넣어서 오프사이드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지요.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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