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공식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마블 스튜디오의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최근 국내에서 개봉했다. 이 영화는 2018년 개봉한 ‘블랙 팬서’의 두 번째 시리즈로, 개봉 첫 주에 관람객 약 120만 명(16일 기준)을 돌파했다.

블랙 팬서 시리즈는 마블 스튜디오가 만든 세계관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중 최초의 흑인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또 영화 속에 아프리카 문화를 비롯해 고대 문명이 녹아있다는 점도 매력. 영화 속에 들어 있는 아프리카 문화와 고대 문명을 살펴본다.

아프리카 부족 문화에서 영감 얻어

영화 ‘블랙 팬서’의 스틸컷 이미지

마사이족의 모습. 위키피디아 제공

첫 번째 블랙 팬서 시리즈에선 아프리카 문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이 영화 속 배경이 되는 가상의 국가 ‘와칸다’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옷차림을 보면 아프리카 특유의 색감을 드러낸 의상이나 장신구를 하고 있다.

블랙 팬서의 의상 디자이너 루스 E 카터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고대 아프리카 문화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면서 “마사이족, 수리족 등 많은 아프리카 부족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실제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의상은 알록달록한 색감이 특징이다. 아프리카 동부 케냐와 탄자니아의 경계에 있는 초원에 사는 마사이족의 전통의상인 망토 형식의 ‘슈카(shuka)’는 주로 강렬한 붉은색의 옷감으로 만들어진다. 영화 속 의상도 이런 전통 의복에서 영감을 받아 재창작된 것이다.

영화의 배경음악 역시 타악기(두드려서 소리를 내는 악기)로 소리를 내는 아프리카 전통 음악이 쓰였다. 아프리카에서 음악은 출생, 결혼, 죽음 등 각종 의례에서 널리 쓰인다. 특히 타악기는 아프리카 부족 내에서 치료 의식 혹은 권력을 드러내는 데 주로 활용됐다고 전해진다. 막대나 끈에 열매나 박을 매달아 흔들어 소리 내는 악기인 시스트럼을 비롯해 북과 같은 타악기로 곡을 연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 속 가상 국가 ‘탈로칸’의 뿌리가 ‘마야’?

고대 마야인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피라미드인 ‘엘 카스티요’의 모습

최근 개봉한 두 번째 블랙 팬서 시리즈엔 메소아메리카 문명이 등장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가상의 국가인 ‘탈로칸’은 심해(깊은 바다)에 존재하는 수중 국가. 이 국가는 고대 중남미에 번성했던 메소아메리카 문명(인류가 이룩한 물질·사회적 발전)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설정이다. 이번 시리즈의 주연을 맡은 배우 러티샤 라이트는 “탈로칸은 마야 문명에서 영감을 얻은 국가로 매우 영향력 있고 상징적인 문명을 표현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마야 문명은 멕시코 남부 유카탄 반도 등 중앙아메리카를 중심으로 번성했던 고대 문명. 마야인들은 태양을 숭배(우러러 공경함)했으며, 세계에서 처음으로 0의 개념을 이해하고 사용한 부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0을 나타내는 조개 모양, 1을 나타내는 점, 5를 나타내는 줄을 이용하여 0부터 19까지를 나타내는 20진법을 사용해 수를 셌다. 천문학(천체 등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 매우 발달했으며, 고유의 문자 체계도 만들어내는 등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런 마야 문명은 어느 순간 몰락(쇠하여 보잘것없이 됨)하고 마는데, 그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16세기경 스페인 침략자들에 의해 사라졌다는 의견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고도로 발달됐던 문명이 스러져간 정확한 이유를 찾기 위해 전염병 혹은 식량 부족설 등의 가설을 제시하기도 한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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