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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인도계 영국 총리 탄생
  • 권세희 기자
  • 2022-10-27 14: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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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25일 영국 런던 버킹엄 궁전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왼쪽)이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런던=AP뉴시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1] “인도의 권력은 악한(악독한 짓을 하는 사람)과 사기꾼과 약탈자들의 손에 들어가고 지도층은 무능하고 약해빠진 이들로 채워질 것이다.” 인도가 영국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1947년 독립을 선언했을 때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악담(남이 잘되지 못하도록 저주하는 말)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국주의(다른 나라나 민족을 정벌하는 침략주의적 경향) 향수(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를 버리지 못한 채 쓴맛을 다시던 영국의 당시 분위기였다. 인도가 독립 75주년을 맞은 올해, 인도계인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이 영국의 새 총리로 결정되자 “처칠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일”이라는 말이 나왔다.

[2] 이민자 2세인 수낵 신임 총리는 영국 역사상 첫 비(非·아닐 비)백인 총리가 된다. 부모가 각각 케냐와 탄자니아에서 살다 영국으로 이주한 인도계다. 이민자의 아들, 그것도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 이민자의 핏줄이 견고(굳고 단단함)했던 보수당 내 ‘백인 장벽’을 깨뜨린 것이다. 인도는 전역이 흥분에 휩싸였다. “제국주의의 반전”, “영국에서 뜨는 인도의 태양”, “제국을 떨치고 일어난 인도의 자손” 같은 표현이 인터넷에 쏟아지고 있다. “역사를 제자리로 돌려놓은 정의의 실현”이라는 평가도 있다.

[3] 불과 50일 전 수낵이 리즈 트러스와의 경선(둘 이상의 후보가 경쟁하는 선거)에서 패배했을 때만 해도 그의 정치 인생은 내리막길에 들어선 것처럼 보였다. 보수당원 16만 명이 진행한 투표에서 57% 대 43%로 고배(쓰라린 경험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를 마셨다. 부인의 탈세(세금을 내지 않는 일) 논란 등으로 상처가 나면서 빠르게 존재감을 잃었다. 영국 생활을 접고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역전의 기회는 드라마틱하게 찾아왔다. “총리를 다시 뽑게 됐다”고 알리는 전화를 받은 것은 그가 볼링장에서 공을 굴리고 있을 때였다.

[4] 수낵 총리는 “영국은 조국이고 고향”이라면서도 자신의 종교와 문화유산의 뿌리가 인도에 있다고 강조해 왔다. 힌두교도인 그는 소고기를 먹지 않으며, 하원의원 취임식 때는 힌두교 경전(종교 교리를 적은 책)을 들고 선서했다. 다만 이민자 출신임에도 그의 이민 정책은 강경(굽히지 않음)하다. 그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찬성한 이유 중 하나는 영국의 국경 통제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경선 과정에서는 불법 이민자 단속을 강화하는 공약을 내놨다.

[5] 수낵 총리가 자신을 지지하는 동료 의원 100명을 다시 끌어모으는 데는 단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 *‘트러스노믹스’ 파장(충격적인 일이 끼치는 영향)을 경고해 판단력을 입증(증거를 내세워 증명함)한 그는 보수당의 강력한 대안이었다. 그러나 눈앞의 경제위기를 뚫어낼 구체적 해법은 아직 없다. 재정(국가가 자금을 만들어 관리하고 이용하는 경제 활동) 보수주의자인 그가 의료, 복지 지원 확대를 원하는 민심을 어떻게 끌고 갈지도 관전 포인트다. 영국의 추락을 멈춰 세울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면 ‘44일 천하’로 끝난 전임자 ㉠전철을 되풀이하지 말란 법은 없다.

동아일보 10월 26일 자 이정은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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