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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1시간 거리 5시간 타는 택시
  • 김재성 기자
  • 2022-10-25 1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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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1] 시각장애인 제삼열 씨와 휠체어를 타는 지체장애인(신체 기능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 윤현희 씨. 부부는 수년 전 서로의 눈과 다리가 되어 영국과 프랑스 여행을 다녀왔다. 런던 시내를 걷고, 파리 에펠탑에 오르고, 베르사유 궁전도 구경했다.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거나, 남산서울타워에 오르거나, 경복궁 가는 데 걸림돌이 됐던 신체적 장애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저상버스와 지하철 타기가 너무도 쉬웠기 때문이다.


[2] 가장 놀라운 건 택시였다. 런던 시내를 걷다 택시가 지나가기에 혹시나 싶어 손을 들었는데 거짓말처럼 멈춰 섰다. 일반 택시였지만 전동 휠체어를 타고도 탑승이 가능했다. 한국에선 장애인 콜택시(전화로 호출해 이용하는 택시)를 불러야 한다. 운 좋으면 부른 지 30분 만에 오지만 2∼3시간을 기약(때를 정하여 약속함) 없이 기다릴 때가 많다. 부부가 서울로 이사한 첫날, 마트에 갈 땐 초저녁이어서인지 금방 오던 콜택시가 집에 가려고 다시 불렀더니 2시간이 넘도록 소식이 없었다. 결국 부부는 잔뜩 짐을 든 채 휠체어 바퀴가 지하철 승강장에 빠져가며 한밤중에 집으로 돌아왔다.


[3] 시 경계를 넘어 이동할 땐 불편함이 더하다. 20일 동아일보에는 경기 포천에서 의정부를 거쳐 서울 영등포로 가는 장애인 문정길 씨 동행(같이 감) 기사가 실렸다. ㉠자동차로 1시간 10분이면 가는 거리인데 장애인 콜택시를 탔더니 5시간 8분이 걸렸다. 포천 택시는 포천, 의정부 택시는 의정부를 벗어날 수 없어 택시만 3번 부르고 그럴 때마다 20분∼2시간 20분을 기다렸다. 경기 성남에 사는 전윤선 씨는 서울 용산에서 오후 10시 40분 장애인 콜택시를 호출한 후 갈아타고 기다리느라 다음 날 오전 6시에야 도착했다고 한다.


[4] 장애인 콜택시는 중증 장애인 150명당 1대를 확보해야 하는데, 경기(112%)와 경남(105%)을 제외한 15개 시도의 확보율은 법적 기준에도 못 미친다. 사정이 나은 서울도 85%다. 그렇다고 장애인용 택시를 마냥 늘리는 것만이 해결책일까. 장애인이 지하철이나 저상버스를 타는 데 불편함이 없는 나라는 한국보다 장애인용 택시가 오히려 적다고 한다. 장애인도 버스와 지하철을, 휠체어 이용자도 일반택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5] 제삼열 윤현희 씨 부부는 유럽여행기 ‘낯선 여행, 떠날 자유’에서 콜택시가 늦게 와 놓쳐버린 기차, 입장할 수 없었던 공연장에 대해 썼다. 언제 올지 모르는 택시가 거의 유일한 이동 수단인 사람들은 시간 약속을 할 수 없다. 정시(일정한 시간) 도착이 기본인 교육이나 취업의 기회를 갖기 어렵고, 사교(여러 사람이 모여 서로 사귐)와 문화생활이 여의치 않으니 고립되고 삶의 질도 나빠진다. 인간다운 생활을 하려면 ‘떠날 자유’부터 보장돼야 한다.


동아일보 10월 21일 자 이진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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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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