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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전쟁 발발 72주년… 전사자 유해 발굴하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가다
  • 장진희 기자
  • 2022-06-23 1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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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하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올해는 6·25전쟁이 발발한지 72주년이 되는 해다. 북한군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은 16만 명이 넘는 국군 전사자를 냈다. 이들 가운데 13만 명가량은 차가운 땅속에 70년 가까이 묻혀 있다.

안타깝게 숨진 호국(나라를 보호하고 지킴) 용사의 유해를 발굴하고 수습하여 가족과 조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영예로운 일을 하는 이들이 있다. 2007년 창설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1만2930구(21일 기준)의 국군 전사자 유해를 발굴했다. 192명(21일 기준)에 대해서는 신원 확인을 마쳐 유해를 유가족에게 전달한 상황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동아어린이기자 김서우 양(서울 동작구 서울흑석초 5)과 연예모 군(서울 노원구 서울공연초 5)은 지난 21일 서울 동작구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을 찾았다. 이들은 유해의 발굴과 신원 감식(과학적으로 감정함) 과정에 대해 자세히 듣고 유품 관리 병사 생활을 일부 체험하기도 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병사들이 강원 인제군 상봉 1240고지에서 유해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1000번의 호미질 끝에 만날 수 있는 그들


“6·25전쟁의 격전지에서 발굴된 유해가 빠짐없이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입니다.” 동아어린이기자들을 만난 양범석 유해발굴감식단 계획운영처장(육군 중령)은 이 같이 말했다.


양 처장은 “올해는 6·25전쟁 당시 가장 치열하게 전투가 벌어진 백마고지(강원 철원군)를 비롯해 경기 연천군, 강원 인제군·횡성군 등 전국 9곳을 중심으로 유해 발굴 작업이 한창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백마고지는 고지의 주인이 7차례 바뀔 정도로 국군과 적군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던 지역으로 오늘날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내에 위치한다.




양범석 유해발굴감식단 계획운영처장이 동아어린이기자들에게 세계 지도를 보며 설명 중이다. 사진=장진희 기자



“지난해 10월 백마고지에서 엎드려 총을 겨눈 자세로 발굴돼 화제를 모았던 국군 유해(고 조응성 하사)의 신원이 올해 확인됐습니다.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적군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큰 울림을 주었지요.”(양 처장)


유해 발굴은 문화재를 출토할 때와 마찬가지로 과학 기술을 동원해 진행된다. 전사(전쟁의 역사) 기록과 지역 주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전사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지를 선정한 뒤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해당 지역을 조사한다. 총기나 총알, 철모 등 금속성 보급품이 땅속에 묻혀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파악하는 것.


금속탐지기의 반응 여부로 유해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삽을 이용한 발굴이 시작된다. 유해의 일부가 드러나면 그때부터는 호미와 붓으로 조심조심히 수습을 시도한다. 양 처장은 “흔히 유해 한 구를 발굴하는 데 1000번의 호미질과 1만 번의 붓질이 필요하다는 말이 전해진다”고 말했다.



오서은 감식관이 동아어린이기자들에게 유해에서 유전자(DNA)를 감식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 중이다. 사진=권세희 기자



유가족 DNA 시료 제공이 절실해요”


전국 각지에서 발굴된 국군 전사자의 유해는 오동나무 관에 고이 담겨 서울의 유해발굴감식단 신원확인센터로 보내진다. 이날 신원확인센터를 찾은 동아어린이기자들은 사람의 뼈 모형을 보며 유해의 신원을 파악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오서은 감식관은 “우선 육안으로는 유해의 머리뼈 모양을 바탕으로 동양인인지 서양인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양이 “왜 우리나라에서 서양인의 유해가 발굴되는 것인가요?”라고 묻자 오 감식관은 “6·25전쟁 당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22개국의 군인들이 국군을 지원하기 위해 참전했다. 당시 전사한 연합군의 유해가 함께 발굴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군 전사자로 확인된 유해는 인도주의적 절차에 따라 해당 나라로 보내지기도 한다.


전사자의 유전자(DNA) 정보를 확인하는 데에는 허벅지 또는 정강이뼈와 같이 비교적 크고 단단한 뼈가 쓰인다. 이창원 감식관은 “세척을 거친 유해의 시료(시험, 검사, 분석에 쓰이는 물질)를 채취해 DNA를 분석하는 데는 약 1개월이 걸린다”며 “DNA 분석으로 확인 가능한 정보는 인종과 성별 정도이고 개개인을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전사자의 유해와 대조할 유가족의 DNA 시료가 많아야 유해의 신원을 밝힐 수 있고 유해도 비로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동주 일병이 6·25 전쟁 관련 아군의 유품을 소개하고 있다



실마리를 찾아서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유품실. 유해와 함께 발굴된 총기와 철모, 대칼 같은 무기류를 비롯해 반합(알루미늄 도시락 통), 전투화, 숟가락, 칫솔, 만년필 같은 생활용품을 세척하고 분류 및 보존 작업을 수행하는 공간이다.


연 군은 “유품 관리가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요?”라고 물었다. 유품실에서 근무하는 이동주 일병은 “군복에 달려 있던 작은 단추 하나, 해진 전투화 밑창 한 장도 유해의 신원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며 “일일이 흙먼지를 털어내어 유품의 세세한 부분을 확인하다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일병이 유품을 세척하는 과정을 선보이고 있다



유품실 가장 안쪽에는 유품을 보관한 박스가 진열된 수장고(귀중한 것을 간직하는 창고)가 있다. 보존을 위해 사계절 내내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된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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