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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위기에 처한 침몰선 인듀어런스호… 위대한 탐험가들 태우고 남극 향한 배
  • 권세희 기자
  • 2022-05-26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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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5년, 남극해 수심 3000m의 깊은 바다로 가라앉은 영국의 목조선(나무로 만든 배) ‘인듀어런스호’가 지난 3월 107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듀어런스호의 부식(썩어서 문드러짐) 가능성이 커지고, 절도 위협에 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14년 침몰한 대형 여객선 타이타닉와 함께 가장 유명한 침몰선으로 꼽히는 인듀어런스호는 어떤 임무를 갖고 남극으로 향했을까.

남극 대륙 눈앞에 두고 침몰


침몰한 인듀어런스호의 로고가 보이는 모습. 내셔널지오그래픽 홈페이지 캡처

1912년 만들어진 인듀어런스호는 1914년 12월에 영국 탐험가인 어니스트 섀클턴이 남극 대륙을 횡단하기 위해 올랐던 배. 노르웨이의 탐험가인 로알 아문센이 인류 최초로 남극점(지구의 가장 남쪽을 의미하며 남위 90°의 지점)을 밟자 섀클턴은 인듀어런스호를 타고 남극 대륙 횡단을 계획했다.

섀클턴은 약 5000명이 넘는 지원자 가운데 27명을 선발해 대원들과 함께 남극으로 향했지만 출항한지 44일 만인 1915년 1월, 대서양 남부와 남극 대륙 사이에 있는 바다인 ‘웨들해’에서 난관을 만났다. 남극 대륙 앞바다가 얼어붙어 배가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된 것. 인듀어런스호를 통해 이동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탐험대원들은 배를 포기하고 구명정(본선이 조난한 경우에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작은 배)을 이용해 전원 탈출했고, 인듀어런스호는 1915년 11월, 해빙(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얼음)에 의해 완전히 침몰했다.

탈출 당시 인듀어런스호의 선장이었던 프랭크 워슬리는 배의 마지막 위치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이를 바탕으로 해양 고고학자와 과학자 등 국제 탐사진이 탐사를 진행했고, 최근 바닷속에서 인듀어런스호를 발견한 것이다.


‘위대한 실패’로 불리는 탐험


침몰 전 인듀어런스호의 모습.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영국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 위키피디아 제공

인듀어런스호의 침몰로 섀클턴과 탐험대원들의 남극 대륙 정복은 실패로 돌아갔으나 이는 ‘위대한 실패’로 불린다. 인듀어런스호에 올랐던 이들이 남다른 협동심과 끈기를 보여줬기 때문에 이런 수식어가 붙게 된 것.

탈출한 섀클턴과 대원들은 생존하기 위해 구명정을 타고 400㎞가 넘는 얼음 바다를 항해했다. 섀클턴과 대원들은 해빙기(얼음이 녹아 풀리는 때)에 이르러 가까이에 있는 무인도로 위치를 옮겨 생존을 이어갔다. 아무리 기다려도 구조대가 오지 않자 섀클턴과 4명의 대표 대원들은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주변 섬인 ‘사우스 조지아 섬’으로 나섰다. 약 1200㎞가 넘는 거리를 항해하며 고군분투(힘에 벅찬 일을 잘해 나감)한 끝에 섬에 닿은 이들은 다른 대원들이 고립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 조난된 지 634일 만에 전원 구조됐다. 혹독한 환경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협동해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전원 무사히 귀환한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부식될 수도”


2022년 3월 발견 당시 촬영한 인듀어런스호의 모습.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바닷속에 잠들어있던 인듀어런스호는 107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외관이 거의 훼손되지 않은 온전한 상태로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보통 침몰된 목조선은 바닷속 세균과 미생물들에 의해 부식되는데, 남극 바다의 낮은 수온 때문에 미생물들이 살아남을 수 없었던 것.

다만 인듀어런스호의 이 같은 상태가 유지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듀어런스호를 발견한 연구진은 “현재는 인듀어런스호의 외관이 유지되고 있으나 지구온난화가 이어진다면 선박의 부식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바다의 수온이 높아지고 해양이 산성화되면 선박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

아울러 오래된 선박 등을 약탈(억지로 빼앗음)하려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듀어런스호는 남극 조약(남극과 그 주변의 평화적 이용과 과학연구의 자유보장을 명시한 국제적인 조약)을 통해 역사적 기념물로 지정됐기 때문에 인양(끌어서 높은 곳으로 옮김) 등의 작업을 할 수 없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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