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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음악교과서 국악 퇴출 번복
  • 김재성 기자
  • 2022-05-19 17: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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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지난달 국악 교육계 인사들이 2022 개정 교육과정에 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1] ‘덩∼기덕 쿵 더러러러.’ 초등학교 3∼4학년용 음악 교과서에는 전통 민요인 ‘천안삼거리’와 함께 굿거리장단(풍물놀이에 쓰이는 느린 4박자의 장단) 소개가 나온다. 무릎장단을 칠 때 ‘더러러러’ 부분은 손바닥 전체가 아닌 손가락으로 하나씩 가볍게 치라는 그림설명도 친절하다. 학생들은 초중고를 거치면서 오돌또기나 몽금포타령 같은 민요부터 판소리, 풍물놀이, 단소, 대취타 같은 한국 전통음악을 조금씩 배워간다. 교과서에서 국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30%가량이다.


[2] 국악 수업의 비중이 앞으로 줄어들게 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악계가 단단히 뿔이 났다. 교육부의 2022년 개정 교육과정 시안(임시로 만든 계획이나 의견) 중 음악 교과 성취기준에 국악이 빠진 것. “국악을 홀대(소홀히 대접함)한다”는 비판 속에 국악인 출신 가수 송가인과 소리꾼 이자람, 신영희 명창(노래를 뛰어나게 잘 부르는 사람) 등이 한목소리로 변경 요구에 나섰다. 화들짝 놀란 교육부가 국악 관련 내용을 기존대로 원위치 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되레 성토(여러 사람이 모여 잘못을 소리 높여 규탄함)가 거세지는 분위기다. 늘려주지는 못할망정 마지못해 되돌리는 식의 조치로 국악인들을 무시한다는 것이다.


[3] 국악이 따분하고 고루한(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지 않음) 옛 음악이라는 인식은 그 자체로 고루하다. 국악을 재즈, 힙합 같은 다양한 장르와 융합시킨 퓨전 국악은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K소리’, ‘조선팝’ 등으로 이름 붙인 다양한 변주(변형해 연주함) 시도가 활발하다. 춘향가 중 ‘쑥대머리’를 가요로 편곡(지어 놓은 곡을 다른 형식으로 바꾸는 일)해 부른 여가수는 애절한 국악 창법으로 발라드 느낌의 신곡을 재탄생시켰다. 해금과 가야금을 사용한 K팝 그룹 킹덤의 ‘승천’은 미국 아마존 뮤직의 5개 차트 1위를 휩쓸었다. 수궁가가 원전(기준이 되는 본디의 고전)인 ‘범 내려온다’를 사용한 한국관광공사의 홍보 동영상은 해외 조회 수가 2억6000만 뷰를 넘었다.


[4] 이런 *크로스오버 음악의 재창조도 결국 정통 국악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된다고 국악인들은 말한다. 국악의 12음률과 민요 아리랑의 가락, 장구의 리듬을 배우는 것은 최소한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정부의 공교육 지침에서 국악 관련 부분이 삭제돼 버리면 간신히 명맥(맥이 유지되는 근본)을 유지해온 국악 교육이 설 데가 없다고 이들은 하소연한다. 서양음악 전공자가 대다수인 교육 현장에서 ㉠“글로벌 시대에 왜 국악을 가르치느냐”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도 국악인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5] 해외 교육 현장에서 오히려 국악의 소중함을 느낀다는 사람이 적잖다. 미국이나 유럽의 초등학교 ‘인터내셔널(international·국제적인) 데이’에는 한국 학생들이 몇 달씩 연습한 사물놀이 공연이 자주 무대에 오른다. 신명나는 소리가 폭풍 같은 박수를 이끌어낸다. ‘한국적인 것’의 경쟁력이다. 우리 것은 우리 스스로 지키고 키워가야 한다. 교실에서부터 잘 가르치려는 노력이 그 시작이다.


동아일보 5월 18일자 이정은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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