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이 말의 뼈를 살펴보고 있다. BBC 홈페이지 캡처
중세 기사(말을 탄 무사)들이 전쟁에서 탔던 말이 현재의 조랑말과 크기가 비슷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전쟁 영화에서 병사들이 타는 말은 성인의 키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묘사되지만 실제는 달랐던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은 영국 엑서터대 연구진이 중세 영국 전쟁에서 쓰인 군마(군대에서 쓰는 말)의 평균 키가 144㎝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는 오늘날 조랑말과 거의 비슷한 크기다.
연구진은 4∼17세기에 살았던 말 2000여 마리의 유해를 분석하고 이 시대를 나타내는 여러 문헌을 참고해 말의 크기를 추정했다. 연구결과 13∼14세기에는 왕실의 말도 153㎝를 넘는 경우가 드물었으며 노르만 왕조(1066년에 노르망디 공 윌리엄 1세가 영국을 정복하고 세운 왕조) 때의 가장 큰 말 역시 비슷한 크기에 그쳤다. 오늘날 흔히 보는 커다란 말이 일상화된 것은 중세 이후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중세 군마는 놀랍도록 작았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큰 크기의 군마는 사실 몇 마리 없었을 것”이라면서 “다만 말의 크기가 중세의 기사들에게 중시되는 요소는 아니었을 수 있다. 장거리 공격과 장비를 수송하는 등의 임무를 위해 작은 말이 필요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농사에 사용된 말과 달리 전쟁 등에 사용된 말은 제대로 매장된 경우가 드물어 유적 조사, 말 갑옷과 유전자 분석 등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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