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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체 동작 중 가장 빠른 ‘손가락 튕기기’… 타노스 장갑, 현실에선 무용지물!
  • 장진희 기자
  • 2021-11-30 12: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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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악당 타노스가 건틀렛을 착용한 채 손가락을 튕기는 장면. 유튜브 동영상 캡처

마블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등장하는 악당 타노스는 ‘이 동작’ 한 번으로 우주 생명체의 절반을 소멸(사라져 없어짐)시켰다. 바로 ‘손가락 튕기기’.
극중 우주의 근원적 힘이 담긴 보석인 인피니티 스톤 여섯 개를 모두 손에 넣은 타노스는 이를 ‘건틀렛’이라 불리는 금속 장갑에 장착한다. 건틀렛을 착용해 전능(모든 일을 다 행할 수 있음) 한 존재가 된 타노스는 우주의 균형을 회복시키겠다며 엄지와 중지(셋째 손가락)를 이용해 손쉽게 손가락을 튕겨 생명체의 50%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건틀렛이 있어도 타노스와 같은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장갑을 낀 채로는 손가락을 제대로 튕길 수 없기 때문.


타노스 손가락 튕기기는 영화적 상상에 불과


미국 조지아텍 연구진이 엄지와 중지에 골무를 착용한 채 실험 중인 모습

‘금속 장갑을 낀 채 손가락을 튕기는 것이 가능할까?’

미국 조지아텍(조지아공대) 연구진은 어벤져스 시리즈를 보고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연구진은 당장 실험을 시작했다. 이들은 건틀렛과 같이 금속 소재로 만들어진 골무를 엄지와 중지에 착용하고 손가락을 튕겨봤다. 그 결과 마찰력(접촉하는 두 물체에 작용하는 저항력)이 부족해 손가락이 잘 튕겨지지 않았다. 유연한 맨손에 비해 딱딱한 골무를 착용하자 손가락 간의 접촉 면적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타노스의 손가락 튕기기는 물리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라며 “할리우드의 특수효과로 만들어진 장면”이라고 밝혔다.

고무로 된 골무를 착용했을 때에는 마찰력이 너무 커서 마찰 에너지가 열 에너지로 바뀌어 버렸다. 연구진은 손가락 튕기기 동작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마찰력’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관련 연구결과를 영국 왕립학회가 발간하는 ‘로열 소사이어티 인터페이스’에 최근 실었다. 마찰력이 너무 세면 손가락에서 열이 발생해 제대로 튕겨지지 않고, 마찰력이 부족해도 동작을 완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장 빠른 신체 동작


조지아텍 연구진이 손가락을 튕기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모습. 영국 왕립학회 제공

‘딱’ 소리가 나게 손가락을 한 번 튕길 때 걸리는 시간은 단 7ms(밀리세컨드·0.001초)라는 사실도 이번에 추가적으로 밝혀졌다. 눈을 한 번 깜빡일 때 걸리는 시간은 150ms인데 이보다 21배가량 빠른 속도다. 연구를 이끈 사드 밤라 연구교수(화학 및 생체분자공학)는 “측정치를 처음 확인하는 순간 (놀라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손가락 튕기기는 신체로 표현할 수 있는 동작 중 가장 빠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초고속 카메라와 힘 측정 센서 등을 이용해 손가락 튕기기 동작을 촬영·분석했다. 그 결과 손가락을 튕길 때에는 팔 근육에서 나오는 힘이 방출(쌓여 있던 것이 밖으로 나감)되면서 가속도(일의 진행에 따라 점점 더해지는 속도)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손가락을 비비며 발생하는 마찰은 충분한 힘이 발생할 때까지 중지를 엄지에 머무르게 하는 걸쇠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충분한 에너지가 모이고 나서야 엄지와 중지 사이의 걸쇠가 풀리며 서로 미끄러져 ‘딱’ 소리를 낸다.


‘딱’ 소리 크게 내는 비결은?

주의를 환기시킬 때, 무언가를 강조할 때, 박자를 맞출 때….

손가락을 튕기는 동작은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인다. ‘딱!’하는 소리는 어떤 원리로 발생하는 걸까? 엄지와 중지를 마찰시킬 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새끼손가락, 약지를 굽혀 손바닥에 밀착시킨다. 이때 손은 원뿔 모양이 되는데 이는 엄지와 중지를 비빌 때 나는 소리를 증폭(넓혀 크게 번지게 함)시키기에 적합한 구조다.

실제로 새끼손가락과 약지를 모두 편 채로 엄지와 중지를 마찰시키면 생각만큼 소리가 크게 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나팔을 원뿔 모양으로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로 새끼손가락과 약지를 굽혀야 경쾌하게 ‘딱’ 소리가 난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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